[에로비안나이트] 배트맨과 슈퍼맨의 '명퇴'
기사입력 1998년 04월 26일 15시 31분
원래 명퇴는 `짝짝 찢기는 마른 명태'가 아닌 `명예롭게 일터를 떠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명퇴를 했네∼'하면 그 개인에게 무슨 문제가 있어서 강제로 직장을 떠밀려 나오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렇게 알면 안되는데 지금의 현실이 그러니 어쩔 수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정작 자진 은퇴를 해서 새파란 후배가 `명퇴'를 당하지 않도록 해주고 자신도 명예를 간직한 채 떠나야 할 시기는 언제일까?
나이와 관계없이 이런 증세（?）가 나타나거든 지금의 자리에 더 이상 미련 갖지 마시라고 권하고 싶다.
나보다 입사가 5년 늦은 친구가 현재의 직위는 나보다 두 계급 더 높은 경우.
나의 참새시리즈, 식인종시리즈에 부하직원들이 아무도 웃어 주지 않을 때.
지금껏 직위가 없었다. 그런데 딸 아이 친구가 입사를 해서 날더러 `아무개 씨'라 부를 때… 등등.
여기 배트맨과 수퍼맨의 은퇴적기를 그들의 푸념을 통해 알려드릴 터이니 비슷하다고 인정되는 분들은 참고하시라.
배트맨 "내가 누군 줄 알지? 빳다（배트）처럼 단단한 배트맨 아닌가! 그런데 머리에 피도 안마른 펭귄과 옥상에서 싸우다가 떨어지구 말았어. 허리에 줄을 감았지만 끊어진 게야. 그새 몸무게가 늘었나 봐. 미국 군인은 배가 나오면 별을 못단다든데… 암튼 자네 （수퍼맨）에게 망또를 빌려서 다시 한 번 도전해 봐야겠어."
슈퍼맨 "좋아! 내 망또를 빌려 주지. 대신 자넨 배트카를 좀 빌려 줘. 어디에 쓸거냐구? 야타족이나 해볼려구! …가만, 배트맨 얘가 가버렸네…. 빨간 빤스도 같이 입어야 하는데… 야! 배트맨아!!"
배트맨 "야! 이거 어떻게 된거야? 날지도 못하는 펭귄에게 쫓겨서 3층에서 뛰어 내렸는데 그만 허리만 나가구 말았어. 너 수퍼맨 맞니? 이거 드라큐라가 입었던 망또 아니냐구?! 으흑! 난 이제 영화에서도 짤릴 것 같아!"
슈퍼맨 "윽! X팔려!! 야, 배트맨 니가 준 배트카를 몰고 시내를 나갔다가 쭉쭉 빵빵∼ 아가씨가 가길래 `야타!'했거든. 그런데 파란 옷 위에 빨간 빤스를 입은 촌스런 복장이라고 `얌마! 누구 보구 야타해?!'이러잖아?"
배트+슈퍼맨 "우리 은퇴할 때가 온 것 같다… 그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