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란] 요정서 로비 펼치는 '밤의 퍼스트레이디'
기사입력 1998년 04월 26일 15시 31분
탤런트 최란은 요즘처럼 옷 잘 입어본 적이 없다.
양장 입었다 하면 대한민국 최고의 디자이너인 `랑유 김정아'의 옷이고, 한복 걸쳤다 하면 한복계에서 알아주는 `허영한복' 메이커다.
하지만 남편인 LG세이커스의 이충희감독이 떼돈을 벌어서도 아니고, 탤런트인 자신의 수입이 짭짤해서도 아니다.
바로 드라마 배역을 위한 것. 그녀가 출연중인 KBS 2TV 주말극 `야망의 전설'의 야화 송혜주역을 위한 투자다.
극중 최란은 `삼원각'의 요정마담. 실재했던 삼청각과 대원각의 이름을 합친듯한 이 요정을 무대로 정·재계의 거물들을 한손에 잡고 뒤흔드는 밤의 `퍼스트레이디'다.
하다못해 마산에서 반공청년단장으로 위세를 떨쳤던 한진희도 서울생활을 시작하면서 최란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하지만 인생유전. 웬만한 국회의원도 속으로 떨었던 최란도 4·19와 5·16을 거치면서 몰락한다. 이때 한진희의 도움을 받은 최란은 프랑스풍 사교클럽을 다시 차리고, 조카 채시라에게 `밤무대'를 대물림한다.
"`정치'와 사업만 하는게 아니예요. 로맨스도 있죠."
아무리 밤을 뒤흔드는 `큰손'이라도 여자에게 `사랑'은 `인륜지대사'. 처음 만났을때 맺은 한진희와의 `조건부 사랑'이 깊어지며 `애욕'으로까지 번지고, 한진희의 첫사랑 김영애와 불꽃튀는 삼각관계를 이룬다.
MBC `사랑과 이별'의 유치원원장, SBS `서울탱고'의 기동대장 등 최근에 출연했던 배역이 모두 `캡틴'. 이번에도 품위를 잃지않고 `밤의 캡틴'으로 시차를 바꿨다.
"일류 디자이너가 직접 옷을 제작해줘 역할에 대한 의욕이 샘솟는다"는 최란은 현재 대구 대경대학에 출강하고 있는 연영과 겸임교수이기도 하다.
[이준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