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김동철 기자 '막판 뒤집기 전략 적중했죠'
기사입력 1998년 04월 24일 14시 41분
"은근히 화가 나더라구요."
올시즌 2번째로 높은 1,018.4배의 배당을 기록한 김동철 기수.
지난주 일요경마에서 `수완'에 이어 2위로 골인해 복승식 `잭팟'을 터뜨린 그는 `늘사랑'과 출발선에 들어설 때의 심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바닥권이었던 `늘사랑'의 배당도 그렇지만 팬들이 마치 자신을 무시하는 것처럼 여겨져 부아가 솟았다.
그러나 전혀 새삼스런 일이 아니었다.
지난 94년 10월 우승한뒤 2위 이내로 골인한 적이 한번도 없었고 올해도 지난 1월 한차례 3위에 올랐을 뿐 모두 중하위권이었다.
게다가 나이도 경주마로서는 환갑을 넘긴 8살.
"경마는 해답이 없습니다. `늘사랑'과는 지난해 가을부터 4차례나 호흡을 맞춘데다 3월보다 부담중량이 1㎏이 준 53㎏였기 때문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확신했지요."
전략은 간단했다.
`늘사랑'이 후반에 힘을 내는 추입마인데다 자신도 역전극을 즐기는 체질이기 때문에 막판 뒤집기를 노렸다.
3코너까지는 예상대로 우승호보였던 `나와누리'와 `스토미윈디' 등이 앞섰고 `늘사랑'은 중위권.
골인지점 200m를 남겨놓은 4코너에서 김기수는 고삐로 전해져오는 `늘사랑'의 폭발적인 힘을 느꼈고 갈수록 가속도가 붙어 `코'하나인 약 20㎝ 차이로 짜릿한 2위를 기록했다.
3만원을 베팅한 3명의 팬들이 무려 3천55만2천원의 거금을 손에 쥐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그의 행운은 연거푸 찾아왔다.
10경주에서 기승한 `카산드라'가 앞말에 걸려 넘어지면서 허리 아래를 깔아뭉개 중상이 예상됐지만 주말 출전이 가능한 가벼운 타박상에 그친 것이다.
"데뷔 첫승을 기록한 뒤 두번째로 맞보는 쾌감"이었다는 김기수는 아직은 견습.
지난 95년 데뷔후 36승을 기록하고 있어 5승만 보태면 당당히 정식 기수가 된다.
25일 9경주에서는 데뷔전 기승의 인연으로 지금까지 끔찍히 아끼고 있는 `동화당'과 함께 주로를 달린다.
욕심같아서는 이 경주에서 올시즌 8승째를 따내고 싶다.
[권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