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이'빠진 호랑이 잇몸으론 안되나…
기사입력 1998년 04월 24일 14시 05분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선동열때보다 빈 자리가 더 커 보인다."
해태가 `야구천재' 이종범을 떠나보낸 공백의 아픔을 뼈저리게 느끼며 창단 이후 최악의 슬럼프에 허덕이고 있다.
이종범이 빠진 해태의 허전함은 공_수_주 모든 부문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우선 이종범을 대신할 톱타자가 없으면서 팀 득점력이 눈에 띄게 줄어 들었음은 물론 그 후유증이 전선수들에게 미치고 있다.
해태 김응용감독은 프로 2년생 김창희를 1번에 기용하고 있지만 정교한 톱타자라기보다는 일발 장타력의 거포에 가까운 선수.
김창희는 1번타자로서의 임무에 지나치게 얽매여 방망이에 공을 맞히는 데 급급한 실정이다.
홍현우 최훈재 등 중심타자들도 큰 스윙으로 한방만을 노리고 있다.
수비에서의 후유증은 더욱 심각하다.
김종국이 유격수를 맡고 있지만 예전 이종범을 의식한 탓인지 2루수를 봤을 때에 비해 수비가 엉성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고 있다.
또한 김종국이 유격수로 자리를 옮기면서 2루와 3루는 `블랙홀'로 뚫리고 있다.
아직도 확실한 포지션을 정하지 못하고 홍현우 김태룡 송구홍 백인호 등을 번갈아 2,3루에 기용하고 있지만 허점 투성이다.
해태가 잃은 7패중 대부분이 내야진의 결정적인 실책 탓이다.
베이스러닝에서도 작년까지의 `대도팀' 답지않게 김종국만이 2개의 도루를 기록하고 있을 뿐 다른 선수들은 베이스를 훔칠 엄두도 못내고 있다.
`이종범 없는 해태'의 현주소는 한마디로 `발톱에 이빨까지 빠진 호랑이' 꼴이다.
[광주=김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