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TE] 언제들어도 편안하고 부드러운 음악
기사입력 1998년 04월 24일 14시 05분
유영석의 음악에는 상표가 있다. 누가 들어도 `아, 유영석이구나' 할 수 있게 하는 일관된 색채가 있기 때문.
데뷔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그의 음악에서 느껴지는 것은 `가벼움' `편안함' `부드러움'.
그러나 그 유영석과 김기형의 듀오 화이트가 4집 `플라이 하이'를 내놓으며 이번엔 상당한 결심을 했다.
보컬은 물론 현의 터치에서도 전에 없던 강렬함이 느껴진다.
"변화가 없으면 저부터도 지루한데 팬들은 오죽하겠어요."
대표곡으로 뽑힌 `세이 굿바이'의 클라이막스에서는 샤우팅을 시도하는듯한 인상을 줄 정도.
물론 화이트의 `창립 이념'인 `뮤지컬풍의 음악'이란 목표는 이번에도 변함이 없다. 유영석에 가려 있지만 컴퓨터 프로그래머이자 뮤지컬 제작자 출신인 김기형의 역할은 정확하게 화이트의 50%.
`기억속에 사는 나'`세이 굿바이'에서 울려퍼지는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음향도 사실은 김기형의 손끝에서 만들어졌다. 실제 오케스트라를 이용해 이 정도의 사운드를 얻으려면 80인조 정도의 관현악단이 필요하다는 것.
앨범의 완성도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드라마 주제가용 박자'인 8비트의 경쾌한 `다시 시작해', GRP풍의 가벼운 재즈에 노래를 입힌 `사랑이 머물던 날', 독서실의 추억을 되살리는 `독서실에서' 등 나무랄데 없는 곡들로 채워져 있다.
장진수와 이상호가 백보컬로 참가한 타이틀 트랙 `플라이 하이'는 음악인으로서의 기쁘고 슬펐던 삶을 정리한 노래. 유일하게 김기형의 목소리를 들어볼수 있는 곡이기도 하다.
[송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