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연예] 케빈 클라인은 '엉터리 불어선생'
기사입력 1998년 04월 23일 15시 23분
영화배우 에롤 플린은 상상을 넘어서는 짓궂은 장난으로 할리우드의 전설이 된 인물이다.
플린은 지난 42년 배우 존 배리모어가 죽자 장례식장에서 그의 시체를 훔쳐낼 계획을 세웠다. 나이트클럽으로 시신을 옮겨 한바탕 작별의식을 펼치기 위해서였다. 사정이 여의치 않자 그는 자신의 집 거실 의자에 배리모어의 송장을 앉혀놓았다.
플린의 뒤를 이어 할리우드 `악동' 자리를 노리는 이들의 각축전이 만만치 않다. 미국 주간지 선이 소개한 `장난꾼' 빅스타들을 살펴본다.
영화 `컨스피러시' 촬영 첫날 멜 깁슨은 줄리아 로버츠에게 아름답게 포장된 선물을 건넸다. 로버츠가 떨리는 손으로 열어본 상자에는 박제된 쥐 한마리가 들어있었다.
장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로버츠와 손을 잡는 신을 위해 깁슨은 죽은 바퀴벌레를 자신의 손바닥에 숨겨 놓았다.
`오프라 윈프리'쇼에 출연한 깁슨은 "그녀가 무지 좋아할 줄 알았다"고 변명.
멕 라이언 역시 파리에서 영화 `프렌치 키스'를 찍는 동안 장난을 밥먹듯 치는 케빈 클라인의 좋은 표적이었다.
클라인은 라이언에게 고맙단 뜻의 불어 `메르시 보쿠'를 좀더 친절한 느낌이 나도록 하려면 `메르시 보 퀴'로 발음하라고 일렀다. 그러나 시킨대로 인사한 라이언에게 돌아온 건 프랑스인들의 구겨진 인상 뿐. 알고 보니 이 말은 "고마워, 바보야"란 뜻.
얼굴에 `나, 사고뭉치'라 써붙인 윌 스미스는 주위사람들에게 못된 장난을 일삼기로 유명한 배우.
TV 시트콤 `프레시 프린스'에 출연할 당시, 끔찍하게 구는 감독을 `엿먹일'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던 스미스는 동료배우와 스태프들을 선동해 지진이 난 것처럼 꾸몄다.
가구들이 차례로 내려앉고 무시무시한 음향효과까지 터뜨린 감독 놀래키기 작업은 대만족. 감독은 "지진이다"를 연발하며 울부짖어 스미스를 흡족하게 만들었다.
[김소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