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현우] 물방망이+수비구멍 '딜레마'
기사입력 1998년 04월 23일 15시 07분
애물단지가 따로 없다.
방망이는 헛손질이고, 글러브엔 구멍이 뚫렸다.
해태 김응용감독이 주포 홍현우（26） 때문에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선발에서 아예 빼자니 대신해줄 선수가 보이지 않고, 그렇다고 계속 기용하자니 심사가 뒤틀린다.
시즌전만 하더라도 김감독이 홍현우에게 거는 기대는 대단했다.
이종범이 일본으로 나가고, 이호성은 장딴지 부상으로 결장이 불가피한 시점에서 믿을 선수라곤 홍현우밖에 없었다.
그리고 지난 90년 데뷔후 작년까지의 활약으로 볼때 충분히 그 정도의 몫은 해낼 것으로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참담했다.
22일 현재 홍현우의 타율은 25타수 4안타로 1할6푼.
겉으로 나타난 타율은 둘째치고 중심타자로서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찬스에서 득점, 진루타는 커녕 병살타로 공격의 맥을 딱 끊어 놓는다.
허술한 수비는 홍현우의 위치를 더욱 초라하게 만든다.
고작 8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벌써 실책이 3개.
오죽했으면 김감독이 22일 대구 삼성전에서 붙박이 포지션인 3루 대신 2루를 맡기면서 `마지막 기회'라고 엄포를 놓았을까.
이 경기에서 홍현우는 결정적인 실책 2개를 저지르며 팀을 구렁텅이에 빠트리고 말았다.
김성한 타격코치는 "홍현우의 타격자세가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초반 한,두경기에서 부진해 서두르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슬럼프에 빠져 있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김코치는 조만간 타격 페이스를 되찾을 것으로 전망하며 타격이 살아나면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회복할 것으로 믿었다.
팀전체 분위기가 바닥으로 가라앉아 있는 해태로선 홍현우가 되살아나는 것 외에는 뾰족한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형편이다.
[대구=김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