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태] 수비진 활약따라 '웃고울고'
기사입력 1998년 04월 23일 15시 07분
`두 얼굴의 사나이'.
현대 정민태（28）는 국내 정상의 투수다.
22일 현재 2승, 방어율 1.72의 성적을 들추지 않아도 실전에서의 피칭을 지켜보면 `최고의 구위'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음을 느낀다.
올 최고 스피드는 지난 16일 인천 쌍방울전에서 기록한 시속 152㎞.
9회까지 145∼148㎞를 유지할 정도로 지구력도 좋다.
겨우내 비장의 카드로 준비한 싱커가 결정적인 순간에 위력을 발휘, 타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두루 빼어나지만 `흠'이 있다면 쉽게 평정을 잃는 자신의 `마음'.
심리적 동요가 일면 순식간에 `최악의 투수'로 전락하고 만다.
특히 실책이 나오면 치명적이다.
내,외야진이 실책없는 깔끔한 수비를 펼친 지난 11일 잠실 LG전, 정민태는 1안타 완투승을 거뒀다.
실책 2개가 나온 지난 16일 인천 쌍방울전엔 6⅔이닝동안 3실점.
지난 22일 인천 OB전은 비로 취소됐지만 정민태에게 숙제를 남겼다.
3회까지 상대를 압도하던 정민태는 4회초 2번 에드가 캐세레스를 빗맞은 좌전안타에 이어 유격수 실책으로 2루까지 보내자 급격히 구위가 떨어지며 4회에만 3안타 2실점했다.
1_2로 뒤진 5회초 1사 3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폭우로 경기가 취소, 패전의 위기는 벗어났다.
1점만 내주고도 팀타선의 불발로 패전투수가 되곤 했던 작년 시즌의 `피해망상'이 되살아 난 것일까?.
마음을 다스리느냐, 수비진이 시즌 내내 무실책으로 버텨주느냐.
정민태가 20승의 꿈을 이루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한가지 뿐인 것 같다.
[인천=김우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