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 미첼] '타향살이 외로움 컴퓨터로 달래요'
기사입력 1998년 04월 23일 15시 07분
천안 일화의 수비수 미첼（25．DF）은 아프리카 카메룬 출신.
새까만 피부에 바짝 깎은 머리가 마치 토착 원주민을 연상케하지만 미첼의 취미는 뜻밖에도 컴퓨터다.
오후 훈련이 끝나기만 하면 어느새 집으로 달려가 최첨단 `문명의 이기'를 만지작거린다.
이역만리 머나먼 아프리카에서 날아와 한국땅을 밟은지 반년이 넘었지만 그동안 미첼은 여가시간에 마땅히 할일도 없어 외로움을 달랠길도 없었다.
그래서 생각한게 컴퓨터.
3주전 미첼은 큰맘먹고 200만원을 투자해 고성능 펜티엄급 컴퓨터를 장만했다.
카메룬서 대학물까지 먹은 미첼이었지만 막상 사놓고 보니 그저 막막하기만 했다.
하지만 독학으로 하나하나 배워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단다.
`PC 삼매경'에 빠진 미첼의 실력은 아직은 바닥수준.
운동이 끝나면 방안에 틀어박혀 컴퓨터와 씨름하지만 겨우 타자연습을 면한 정도.
1m92의 거구라 손가락도 굵어 자판두드리기도 수월치 않다는 푸념이다.
그러나 머지않아 인터넷을 넘나들며 고국의 소식을 마음껏 접해보고 싶은 `네티즌의 꿈'을 간직하고 있다.
낯선 땅에서 `컴맹탈출'을 시도하는 미첼의 아파트엔 밤늦도록 불이 꺼질줄 모른다.
카메룬식 `주경야독'이라고나 할까.
[백문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