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야구탐구] '새내기 올바른 매너 배워라'
기사입력 1998년 04월 23일 14시 54분
미국야구에서 대표적인 핫도그（HOT DOG）로 불리운 선수는 `레지 잭슨'이다.
그는 유난히 포스트 시즌에 강해 야구의 최고봉인 월드시리즈에서만 역대 최고의 장타율인 0.756을 기록했으며 오클랜드 어슬레틱스（73∼74년） 뉴욕 양키스（77∼78,81년）에 소속됐을때 5차례나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면서 갖가지 신기록을 추가했었다.
특히 양키즈시절인 77년엔 월드시리즈 한 게임에서 3개의 홈런을 터뜨려 베이브 루스（26, 28년）와 타이를 이뤘으며 다음해인 78년 월드시리즈 첫게임 때도 홈런을 때려 4게임 연속 홈런의 대기록을 세웠었다.
그의 별명 `10월의 사나이'는 여기에서 유래한다.
잭슨은 큰 홈런을 치고나면 공이 펜스 밖으로 넘어갈때 까지 타석에 서서 타구를 확인한후 서서히 1루를 향해 뛰곤 했다.
그래서 그는 대표적인 핫도그로 불리웠다.
야구에서 핫도그란 우리가 길쭉한 롤빵에 뜨거운 소시지를 넣어서 먹는 핫도그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과장되게 큰 제스추어를 하는 선수를 일컫는다.
이런 핫도그의 의미는 좋은 것 보다는 빈정거림이다.
그러나 모든 선수가 홈런때 교과서처럼 하면 재미가 반감될수 있다.
하지만 프로야구에선 양념거리다.
그 정도가 되려면 그동안 누적된 기록이 슈퍼스타급에 속해야만 애교로 봐줄수 있다.
국내의 대표적인 핫도그는 타격부문에서 갖가지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헐크' 이만수 였다.
올해 은퇴후 미국에서 코치연수를 받고 있는 그는 특유의 제스추어로 삼성팬들을 즐겁게 해주었으며 현재엔 삼성 양준혁, OB 김상호가 뒤를 잇는다.
그들은 많은 타이틀을 차지한 간판타자여서 그런 동작이 팬들에게 즐거움을 준다고 볼수 있다.
그러나 아직 팬들이나 야구인들이 능력을 인정하지 않을뿐 아니라 신기록 수립을 하나도 못세운 신인이나 어린 선수가 과장된 행동부터 해대는 것은 금물이다.
`핫도그'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닐뿐 더러 하지 않는 편이 더 좋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교, 대학때 하던 망나니 같은 버릇을 프로야구까지 그대로 연장시키려는 신인급들이 올해에도 또다시 눈에 띄는 것은 유감이다.
코칭스태프, 구단은 팀 성적 추구나 기량향상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어린 선수들에게 올바른 매너와 야구를 가르치는데도 신경을 써야할 것이다.
수많은 미국팬들은 핫도그인 레지 잭슨보다는 점잖고 품위있는 행동으로 메이저리그 연속출전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볼티모어 오리올즈의 칼 립켄 주니어를 더욱 사랑하고 아낀다.
그것은 동서양에 걸쳐 동일한 판단기준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