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안달훈 2단●이봉근 7단
기사입력 1998년 04월 23일 14시 54분
총보(1∼243)＝`본선멤버'가 되면 그 경력은 기사의 꼬리표가 되어 평생을 따라다닌다. 바둑연감의 기사명감에는 각자의 경력과 이력이 소개되어 있는데, 입단 후 프로기사들의 활동상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이 7단의 경우를 보면 91년 제10회 KBS바둑왕전 본선진출 이후 아직 본선멤버에 등록되어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 판이 7년 만의 본선진출국이 될 수 있었던 대국이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안 2단은 작년 `패왕전'본선진출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 본선의 문을 두드리는 셈. 각별하기는 이 7단이 당연히 앞선다고 볼 수 있는데, 그 절호의 기회를 아깝게 놓친 이 판의 수순을 추적해 보자.
초반 흑 37이 발빠른 감각으로 좋은 곳. 그런데 상변 백 3점에 대한 흑 47 공격이 빗나갔다. 흑 55, 백 48, 흑 107, 백 137, 흑 91로 공격하는 것이 좋았고 그랬으면 여전히 흑의 페이스. 58까지 두텁고 탄력적으로 수습되어서는 백이 편한 바둑.
흑 61도 62까지 미끄러 들어갈 자리였고 흑 69는 무조건 `가'에 뻗을 곳. 84까지 백의 뜻대로 된 국면으로 흑의 비세가 가시화되고 있다. 그런데 백 92가 패착이 될 뻔했던 무리수. 149에 무난히 연결하거나 93 정도로 삭감해 들어갔으면 위기가 없었다.
하지만 흑 99가 찾아온 기회를 스스로 무산시킨 대완착으로 패착이다. [참고도] 흑 1, 백 2 교환 후 흑 3, 5로 맹공을 퍼부었으면 아마 이 판의 명암은 바뀌었을 듯. 끝으로 168에 잇지 않은 흑 167이 실착으로 여기서 승부차가 더욱 벌어졌다.
1차예선부터 파죽의 상승세로 본선의 코를 뚫은 안 2단의 기세가 본선에서도 이어질지 지켜보자. 243수 끝, 백 6집반승.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