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분석] '1mm의 차이도 보여요'
기사입력 1998년 04월 22일 15시 29분
`1㎜의 차이도 보여요.'
본격적인 정보전쟁의 시대가 막을 올렸다.
섬세하게 훑고 세밀하게 파고드는 입체분석 시스템이 줄줄이 각팀 기록원석에 등장했다.
96년 LG가 일본에서 2억원을 들여 시스템을 도입한 `히트3'가 선구자격.
올시즌부터는 현대가 자매구단인 일본 오릭스 블루웨이브의 투타 분석 시스템을 모델로 한 `스코어 메이커'를 구축했고, 해태는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데이터 처리를 완전 전산화했다.
`히트3'와 `스코어 메이커'는 나란히 일본 아소보우즈사 제품.
LG는 2시즌을 거치며 국내 야구의 특성에 맞게 시스템 곳곳을 재구성했다.
처음에는 쏟아지는 데이터속에 갈팡질팡했던 선수들도 이젠 제법 노하우가 쌓였다.
저마다 데이터 읽기법을 터득해 필요한 통계만 쏙쏙 가려 볼줄 안다.
`히트3'와 `스코어 메이커'는 평면적인 자료 분석 뿐만 아니라 투구폼과 타격자세를 구분 동작으로 나누어 철저하게 파헤치는 비디오 분석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구질에 따라 주춤 달라지는 투구폼과 노리는 공을 훤하게 보여주는 타자의 작은 버릇을 꼼꼼히 잡아내고, 반박자 늦어진 타격 타이밍과 살짝 처진 릴리스 포인트도 또렷이 보여준다.
자신의 베스트 폼을 섬세하게 관리하면서 상대의 약점은 샅샅이 파헤칠수 있다.
번뜩이는 `감'만으로 야구를 하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 속속들이 알고, 정면으로 붙는다.
힘과 기술 만큼이나 과학과 통계 역시 한팀의 전력이다.
[이승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