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구직문의 몸살
기사입력 1998년 04월 22일 15시 29분
대한축구협회가 구직문의로 몸살을 앓고 있다.
축구협회가 나이키 코카콜라측과 수십억∼수백억원대의 스폰서계약을 잇따라 성사시키자 IMF 여파로 직장을 구하지 못한 고급인력들이 앞다퉈 협회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
독일서 대학을 마치고 미국에서 대학원 1학기를 이수한 뒤 귀국, 이달초 군에서 제대한 L씨(27).
영어 독어 불어 등 3개국어에 능통하다는 그는 지난주 직접 이력서를 들고 협회를 찾았다.
"집안 형편상 대학원을 마치기는 힘들 것 같고, 취직을 하려니 기업들마다 감원바람이 불어 신규채용은 생각지도 않고 있더라"는게 그 이유.
2002년 월드컵 유치위원회 시절 잠시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그는 "국제업무를 맡기면 잘 해낼 수 있다"며 적극적인 대시를 하고 있다.
국가보훈처에서도 심심찮게 국가유공자 가족들의 취업을 부탁해온다.
"30인 이상이 근무하는 사업장은 보훈가족을 채용하게 돼있다"며 은근히 압력까지 넣는단다.
대구에 사는 한 여고 2년생은 아예 정몽준 축구협회장에게 편지를 보냈다.
`존경하는∼'으로 시작되는 편지에서 이 여고생은 2002년 월드컵 유치를 비롯한 정회장의 업적을 줄줄이 나열한 뒤 `대학졸업 후 취직'을 부탁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취직을 문의하는 전화가 하루 2∼3통씩 온다"며 "박봉에다 웬만한 열정없이는 버티기 힘들다고 해도 막무가내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김동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