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필살의 마구로 밀워키 부순다'
기사입력 1998년 04월 22일 14시 38분
`치솟는 강속구에 투심과 커브.'
메이저리그에서 선발 투수로 뛰려면 저마다 최고를 자부하는 장기를 하나씩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박찬호(25·LA 다저스)의 위력이 돋보이고, 상대 타자들의 공포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그런 무서운 특기가 세가지나 되기 때문이다.
`치솟는 강속구(rising fastball)'는 94년 첫 선을 보인 이래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트레이드 마크다.
스피드 건에 최고 시속 161㎞가 찍힐 정도인 라이징 패스트볼은 포심 직구를 던지돼 공끝을 막판에 잡아채 타자 앞에서 무섭게 솟아 오르며 헛스윙을 유도한다.
투스라이크후 궁지에 몰린 타자들에게는 최악의 구질이며, 오른손이나 왼손 타자에 상관없이 위력적이고 특히 힘좋고 스윙이 큰 타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박찬호의 승부구다.
지난 시즌부터 제구력에 자신이 붙었던 투심 패스트볼은 왼손잡이 타자들에게 특히 위력을 발휘한다.
공끝이 좌타자의 아웃코너로 흘러 나가면서 스트라익존에 걸치거나 헛스윙을 유도하는데 일조를 한다.
메이저리그 데뷔 초반 항상 왼손 타자들을 상대로 고전했으나 투심 패스트볼을 제대로 익히면서 좌타자 징크스를 완전히 극복했다.
박찬호는 두가지 커브볼을 구사하는데 낙차큰 커브의 제구력이 제대로 먹힐 경우 상대 타자들은 속수무책이다.
라이징 패스트볼을 잔뜩 의식해 타석에 바짝 다가서 강속구를 기다리던 타자에게 박찬호의 낙차 큰 커브가 날아들면 움찔거리며 뒤로 물러서기 일쑤이고, 어느새 공은 포수의 미트에 꽂힌다.
지난 18일 커브스전에서 1회말 3번 타자 새미 소사가 고개를 저으며 물러나던 광경은 바로 이 낙차 큰 커브의 진수였다.
이밖에 체인지업과 워낙 빨라 슬라이더로 착각을 일으키는 파워 커브는 `제4,5 레퍼토리'.
[밀워키(미 위스컨신주)=민훈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