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안달훈 2단●이봉근 7단
기사입력 1998년 04월 22일 14시 38분
제7보(156∼192)＝1차예선부터 파죽의 연승가도를 달리며 여기까지 올라온 신예들의 기세는 대단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신예들은 본선의 문턱에서 노련한 중견기사들에게 발목을 잡히기가 일쑤.
이번 기에도 1차예선부터 2차예선 결승까지 치고 올라온 신예들이 무려 7명에 달했지만 그 중 4명이 마지막 관문에서 쓴 잔을 마셨고 단 3명만이 본선의 코를 뚫었다. 이 판의 안 2단도 그 중 한명.
요즘 프로기전은 본선보다 오히려 예선전이 더 힘들고 치열하다는 기사들의 목소리가 한결 같다. 그만큼 우리바둑계도 층이 두터워졌다는 방증이요, 본선이야말로 기사들의 한결같은 선망의 무대인 것이다.
백 56의 시점에서 백의 1집반 우세라는 판정이 내려졌다. 흑의 누적된 초반 실착에 비해선 생각보다 미세한데 전보에서 흑의 끝내기 맹추격이 이만큼 차이를 줄일 수 있었던 것. 그런데 본보들어 흑은 막판에서 실족하며 그 차이가 더욱 벌어지고 만다.
백 58은 묘한 응수타진. `가'로 막을 것인가, 실전처럼 59로 후퇴할 것인가를 묻고 있다. 흑은 고심 끝에 59로 물러서고 말았는데 다음 백 `가', 흑 `나', 백 `다'까지 예상하면 `가'로 막는 것과 비교해 명백한 2집 손해.
그렇다면 당연히 [참고도] 흑 1로 막아야 하겠지만 백 6 다음 백 A, 흑 B, 백 C로 젖혀 이음이 D의 치중수가 있어 선수로 듣는 것이 아프다.
그건 그렇고 백 66 때 흑 67이 이해할 수 없는 실착. 무조건 68에 이어둘 곳이었다. 흑이 68에 이어 두었으면 좌변은 자체로 8집은 확보한 상태. 그런데 흑 67로 백 68을 허용한 뒤 흑이 73까지 후수로 집을 지은 것이 8집.
그렇다면 흑은 제자리 걸음을 한 셈이며 명백히 한수 놀린 꼴이다. 이제 92의 시점에서 국면은 반면승부. 이후의 수순은 총보로 미룬다.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