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황영성씨 '가족' 시리즈-독창적 한국의 美
기사입력 1998년 04월 22일 14시 38분
정이 배어나는 토속적 그림으로 호남 화단을 지켜온 황영성씨(57．조선대 미대학장).
최근 파리 퐁피두센터에도 작품이 소장된 그는, 순박한 심성으로 자연과 인간의 삶을 노래해왔다. 정겨운 초가마을엔 소도 있고 닭도 있고 고운 달도 뜬다. 초가 마을은 어느새 이웃마을로, 이웃 나라로, 우주로 확산된다. 고향의 평화와 정겨움이 녹아있다.
"70년대초 서해안 기슭의 친구 부친의 회갑잔치에 갔다 석양의 초가집에 매료된 것이 계기가 됐다. 초가집만 그리다 초가집 옆의 소와 강아지, 그리고 이웃으로 눈을 넓혔다."
`가족'시리즈는 때론 빨강 노랑 녹색 파랑 등 울긋불긋 화려한 색채감을 자랑하기도 하고, 때론 검정과 흰색 회색의 모노크롬 작품이 되기도 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분할된 화면구성과 조감도적 시각, 기호화된 단순 형태의 집합으로 거듭나면서 단순미와 절제미를 더해왔다.
"80년 뉴욕에 처음 갔을 때만해도 초가집 그리는 게 창피했다. 그런데 그림이 다팔리면서 우리 독창적 정서 표현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성가를 높여온 그는, 96년 10월부터 1년간 파리의 팔레 데 콩그르를 비롯, 런던의 로얄 컬리지 오브 아트의 헨리무어 갤러리등에서 잇달아 초대전을 가졌다.
이젠 미국시장 공략차례. 5월 시카고 아트페어, 9월에 뉴욕 아트페어, 내년 1월 마이애미 아트페어에 출품키로 했다.
지난 22일 시작, 5월 6일까지 갖는 갤러리 현대(734_8215)와 박영덕화랑(544_8481) 전시는 3년만의 국내 보고 전시.
갤러리 현대에서는 유럽에서 선보인 대작 10점을 포함, 50여점의 작품들이, 박영덕화랑에서도 50여점이 선보인다. 모두 `가족' 시리즈.
IMF한파 후 소장품 전시만 주력해온 현대화랑이 올해 첫 대형 초대전을 호남의 좌장 전시로 정하자, 화단 일부에서는 새 정권 하의 힘의 이동이 미술계에서도 시작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보인다.
[이화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