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과부위자료…] 술권하는 황신혜-심혜진
기사입력 1998년 04월 22일 14시 38분
술이 문제였다.
20일 강남역 근처의 한 포장마차. 시계는 오후 9시를 가리키고 있지만 영화 `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강우석 감독@시네마 서비스 제작) 촬영 현장은 이미 후끈 달아올라 있다. 이날 촬영 장면은 첫 패소 후 경자(황신혜)와 변호사인 기자(심혜진)가 3차로 포장마차에 와 신세한탄하는 내용.
빨리 촬영하기로 정평이 난 강우석 감독이지만 자꾸 컷 사인을 보냈다. 심혜진과 황신혜가 술잔을 주고 받는 장면에서 계속 NG가 나는 것.
술잔을 보기 좋게 부딪히지 못해 NG, 간신히 다음 신으로 들어가는데 황신혜가 `사고'를 친다. "누가 자기 잔에 먼저 술을 따르나!" 강감독의 날카로운 한마디. 한잔을 들이킨 황신혜가 심혜진에게 권하지도 않고 자기 잔에 술을 따른 것.
잠시 후 밖에서 들리는 술 취한 사람의 소리, "이 골목 주인은 나야. 내 허락도 없이 촬영이야!" 스태프 몇명이 후다닥 밖으로 뛰어나가고 카메라는 다시 돌기 시작했다.
거듭되는 NG에 시간은 계속 흘러가지만 촬영장 분위기는 화기애애. `생과부…'에서 처음 만난 심혜진과 황신혜는 그 사이 부쩍 가까워진 듯 틈틈이 농담을 나눴고, 문성근(추형도역)은 "연기란 역시 어려운 것이야"라며 한마디 거든다.
지난 2일 크랭크 인한 `생과부…'은 2년여동안 제작지원 및 배급에만 주력해온 강감독의 메가폰 컴백작으로 화제가 된 영화. 극단 이다의 동명 연극을 영화화하는 것으로 정리해고된 문성근과 기업을 상대로 생과부 위자료 청구 소송을 내는 문성근의 아내 황신혜,
기업측 변호사 안성기와 역시 변호사인 그의 아내 심혜진이 주축이 돼 이야기를 엮어간다. 개봉 6월 말 예정.
[이창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