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안달훈 2단●이봉근 7단
기사입력 1998년 04월 21일 15시 05분
제6보(101∼156)＝지난 4일 전국에선 최초로 (재)한국기원 광주본부가 창설됐다. 오늘날 지방자치시대에 발맞춰 바둑 또한 지방화시대를 활짝 연 것. 광주본부 창설은 급속히 변화하는 시대적 요구이자 지방바둑 활성화의 일환으로 한국기원으로선 더 이상 중앙집권적 바둑행정에서 탈피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즉 중앙(서울) 중심의 행정과 업무를 지방에 이관내지 분산함으로서 바둑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지방바둑계의 역할분담을 가시화한 것.
그 역할분담이란 지방주최 각종대회 주관, 단_급증 발급, 자체적 출판물 발간과 연구생제도 설립, 더 나아가 프로기전 개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면서도 포괄적이다. 광주본부의 임원진으론 정진희(광주 그랜드호텔대표_한국기원이사)씨가 본부장으로 내정됐고, 부본부장엔 이정일 광주서구청장, 김춘섭 전남대교수가 각각 내정됐다. 이날 현판식에는 국민회의 장재식의원(전 한국기원 이사장), 정동채의원, 광주 광역시장을 비롯해 이창호, 조훈현 9단 등 `호남출신 프로기사'15명이 참석, 행사를 더욱 빛냈다.
이번 광주본부 설립을 시발점으로 부산, 대구, 대전, 인천 등 5대광역시에서도 본격 본부창설의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제 바둑의 지방자치화시대는 시간문제로 보여진다. 아무튼 중앙(한국기원)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지방본부의 맡은 바 고유의 임무 및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 갈 때 전국적인 바둑활성화의 시대가 활짝 꽃 피울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판은 사실 전보에서 승부의 명암이 갈렸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흑으로선 그동안의 누적된 실착을 한꺼번에 만회할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건만,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바람에 스스로 주저앉고 마는 형국이다.
그렇다면 본보 이후엔 별 승부처가 없었다는 얘긴데, 그래도 국면은 생각보다 미세해 흑으로서 포기하기엔 아직 시기상조. 그래서 때늦은 감은 있지만 본보들어 흑의 끝내기 추격이 맹렬하다. 반면 승세를 잡은 백은 그 우세를 어떻게 지켜나가느냐가 관건인데, 신예답지 않게 침착하고 차분하게 리드를 지키고 있는 안 2단이다. 56까지 피차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다.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