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성의 풍속사] (71)불임수술
기사입력 1998년 04월 21일 15시 05분
최근 외신에 따르면 나치독일의 인종순화 계획에 따라 강제 불임수술을 당했던 독일인들이 반세기가 넘은 후에야 공식적인 명예회복이 이뤄진다고 한다.
독일 정부는 `정신박약자나 기타 유전적 취약성을 지닌 사람들'의 생식을 막는데 목적이 있다는 나치 강제 불임조치를 지지한 파시스트 법원의 판시를 공식적으로 무효화하는 관계법을 제정, 9월말 끝나는 의회 회기내에 통과시키도록 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히틀러가 게르만족의 위대성을 떠들어대며 타민족 말살정책을 폈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히틀러가 그같은 광기를 부릴 수 있도록 `이론'을 제공한 사람은 뜻밖에도 독일인이 아닌 체임벌린이라는 영국인이었다.
그는 게르만족의 우수성을 찬양한 `19세기의 기본사상'이라는 저서를 냈는데, 빌헬름 2세는 이 책을 나랏돈으로 보급하는데 앞장섰다. 히틀러 시대에는 인종신화의 바이블 역할을 했다.
체임벌린은 게르만족 찬양으로 유명한 작곡가 바그너의 손녀와 결혼하기도 했는데, 스스로 `종자 개량'을 한 격이 됐다.
나치의 인종순화법이 통과된 것은 히틀러 집권 6개월후인 33년7월이었다. 뒤이어 설치된 인종순화 법원은 독일 시민권자 약 35만명을 `결함'이 있다는 이유로 강제 불임수술을 했다.
그러나 강제불임의 원조는 독일이 아닌 미국이다.
미국은 20세기초 대규모 이민행렬에 위협을 느꼈다. 미국은 이민규제법 마련을 서둘렀고, 우생학을 내세우며 이민자들을 막았다.
미국이 사용한 자료는 이민자들의 족보와 지능검사 결과였다.
실제 당시의 한 검사는 동유럽이나 남유럽 이민자들의 80%가 정신장애자라는 결과를 내놓았다. 미국은 이런 조사결과를 근거로 무려 6만명을 대상으로 강제불임수술을 실시했다.
이밖에도 강제 불임수술을 했던 나라들은 적지 않다.
일본, 프랑스, 뉴질랜드, 스웨덴, 중국, 북한 등이 강제 불임수술로 세계의 언론을 탔던 대표적인 나라들이다.
불임수술을 권력이 나서 강제로 하면 벌 받는다.
실례가 있다. 인디라 간디 전 총리는 인도남성의 강제불임 수술계획을 추진하다 암살되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