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스타] '우린 찰떡 궁합' 연일 '뜨거운 신혼'
기사입력 1998년 04월 21일 15시 05분
"백곰 부인 땀띠났네."
에버랜드의 총각백곰 `설호'와 어린이대공원의 처녀백곰 `설희'의 사랑만들기가 뜨겁다.
최근 용인 에버랜드 백곰사에 신방을 차린 이들은 무더운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땀띠가 날만큼' 서로 붙어다니며 `진하게' 사랑을 나누고 있다. 어린이대공원의 `설희'가 에버랜드의 총각 백곰에게 시집온 이유는 암수 성비를 맞추기 위한 동물원간의 맞교환 때문.
그러나 90년생인 수놈 `설호'에 비해 78년생인 설희는 무려 12년 `연상의 여인'.
마치 스무살도 안된 총각에게 마흔이 넘은 `올드 미스'를 중매시켜준 것같아, 사육사들은 이들의 짝짓기에 유난히 신경을 썼다.
사육사들은 이들의 맞선을 위해 `007작전'을 방불케하는 완벽한 준비를 했다.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서로 탐색전부터 가지게 한 다음, 철조망 틈을 벌려놓아 둘이서 가볍게 `스킨십'부터 나누도록 유도했다.
`세대차' 때문에 서로 물고뜯지 않을까 걱정했으나, 의외로 백곰 커플은 다정해졌다.
드디어 백곰 커플이 `합방'하던 날, 돌발적인 사랑 싸움에 대비해 소화기와 마취총, 전기충격기 등으로 무장한 사육사와 조련사들이 밤을 꼬박새우며 그들의 첫날밤을 지켜봤다.
신혼의 단꿈에 빠진 설호와 설희가 너무 붙어 지내다니자, 이번에는 사육사들이 이들을 이따금 떼어놓기 위해 진땀을 흘려야 할판.
무더위와는 상극인 백곰 부부가 너무 붙어 다니다가 더위를 먹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영문도 모르는 관람객들은 백곰 부부 사이를 훼방놓는 사육사들의 행동을 짓궂다고 생각하면서, 사진찍기에 바쁘다.
[나성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