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채진] 삼성 마운드 등불 '위력'
기사입력 1998년 04월 20일 15시 12분
삼성 투수 곽채진(25)을 아는 팬들은 많지 않다.
그러나 요미우리 조성민이나 LG의 임선동은 "아, 그 선수"하며 금방 머리에 떠올릴 수 있다.
한 선수의 성장과정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증거다.
곽채진이 경주고 주전투수로 활약할 때만 해도 야구전문가들 사이에선 동기인 조성민이나 임선동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1m88, 88㎏의 이상적인 몸에서 내리꽂는 140㎞대의 위력적인 직구는 당시 고교수준에선 `최상급'이었다.
하지만 곽채진이 지난 94년 프로에 입단한후 4년동안 팬들의 눈에 띈 적은 한번도 없었다.
패전처리나 간혹 중간계투로 나간 게 고작이었고 통산 성적은 3승(5패).
다른 동료들이 차근차근 성장해 나가는 동안 `제자리 걸음'을 했다는 얘기다.
그런 곽채진이 올시즌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7일 잠실 OB전서 3이닝 1실점으로 세이브를 따내더니 19일 청주 한화전서는 17타자를 맞아 1안타만 허용하는 피칭으로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단단히 받았다.
단 한번의 실투로 한화 홍원기에게 10회 연장 끝내기 홈런을 맞긴 했지만 최고시속 144㎞의 위력적인 직구와 낙차 큰 커브는 타자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임호균코치는 "중간계투진의 무게가 다른 팀보다 떨어지는 게 사실이지만 (곽)채진이가 이정도만 해준다면 마운드의 큰 힘이 될 수 있다"며 흡족해 했다.
원래 가지고 있던 공의 위력에 자신감까지 얻은 곽채진은 삼성 투수들 가운데 `가장 지켜볼 만한 선수'임에 틀림없다.
[청주=김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