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혁] '90Km 아리랑볼' 시즌 첫승
기사입력 1998년 04월 20일 15시 12분
거북이가 토끼와의 경주에서 이긴다는 것은 이솝우화에서만 나오는게 아니다.
`아리랑볼'의 대명사로 통하는 LG 손 혁(25).
그는 지난 19일 빠른볼에 능한 OB 이경필과의 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손 혁의 볼스피드는 최저 90㎞에서 최고 135㎞.
이 정도 볼이라면 타자들이 안타를 쳐내기엔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손 혁은 절묘한 볼배합으로 OB타자들의 헛방망이질을 유도해내 시즌 첫승을 올렸다.
심정수에게 2점짜리 홈런을 두들겨 맞았지만 6⅔이닝 동안 안타 2개와 4사구 3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신인 거포 김동주도, 까다롭기로 소문난 캐세레스도 손 혁 앞에서는 쩔쩔맸다.
"어느타자와도 주눅들지 않고 상대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 무엇보다 큰 재산이다."
손 혁이 올시즌들어 부쩍 성장하게 된 원인은 제구력과 변화구가 향상됐기 때문.
슬로커브, 포크볼, 싱커, 몸쪽 역회전볼로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니 타자들이 당해낼 재간이 없는 것.
아직 미덥지 못한지 유종겸 투수코치는 잔소리를 늘어 놓는다.
"체중을 늘려라. 항상 생각하면서 던져라. 타자 연구가 부족하다."
손 혁의 목표는 완투형 투수.
쉬임없이 체력을 보강하고 볼스피드를 140㎞대로 끌어올리면 10승대의 완투형 투수가 될 수 있다는게 코칭스태프의 진단.
쌍둥이 마운드의 실세로 떠오른 손 혁을 바라보는 천보성 감독의 눈길은 너무나 따뜻하다.
[임진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