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호] 반항아로 다시 태어난 '사도세자'
기사입력 1998년 04월 20일 14시 32분
유인촌→정보석→최수종으로 이어져온 유약한 사도세자가 파행적인 반항아로 재탄생했다.
MBC TV 정통 궁중사극 `대왕의 길'(극본 임충 연출 소원영)에서 다시 태어난 `사도세자' 임호(30).
"감독님으로부터 박제화된 인물 대신 강한 이미지의 사도세자를 그려달라는 주문을 받았어요. 극초반 아버지 영조와 부딪치는 잦은 갈등은 뒤주속에서 죽기까지의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는데 꼭 필요한 설정이죠."
`대왕의 길'이 첫 방송된 이후 시청자들의 가장 관심을 끈 대목이 바로 사도세자의 영특하고 강인한 모습이다.
짙은 수염과 흑룡포를 입은 사도세자는 `안국동 아씨'(유인촌) `하늘아 하늘아'(정보석) `한중록'(최수종) 등 이전의 드라마에선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달라졌다.
강력한 파워를 가진 영조에 비하면 바로 그 아버지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사도는 무기력하게만 비쳐졌던게 사실이다.
주인공 사도세자 역을 맡은 임호의 사극출연은 SBS TV `장희빈' `만강'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지만 `대왕의 길'의 사도세자 역할이 가장 어울린다는 평을 듣고 있다.
`장희빈'에서 연기한 숙종이 애증의 로맨스를 뿌린 주인공이라면 사도세자는 가족사에 얽힌 비운의 인물.
"숙종을 연기하면서 사극의 어려움을 많이 극복했다"는 임호는 93년 KBS 공채탤런트 15기로 방송에 발을 들여놓은뒤 SBS TV `사랑의 이름으로'에서 정선경과 열연해 눈길을 모았으며 현재 MBC TV `전원일기'에도 출연 중이다.
[강일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