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미] 사랑 그 허무함에 대하여
기사입력 1998년 04월 20일 14시 32분
"노래만큼은 자신 있어요."
데뷔앨범 `이별－기다림의 미학'으로 머릴 얹은 이아미(24)는 벌써 첫 콘서트를 고대하는 당찬 신인이다.
95년 MBC `대학가요제' 금상수상과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졸업이 이력의 전부. 신촌 주변의 카페를 돌며 끈적한 흑인보컬을 다듬었다.
1년2개월간 녹음을 마친 첫앨범에선 보편적인 한국적 발라드로 승부수를 던졌다. 김형석 신재홍 박광현 심상원 샘 리 등이 작업에 참여해 대중의 입맛에 맞는 음악으로 손질했다. 이아미도 자작 실력을 발휘했다.
타이틀곡 `이별을 시작한 사랑'이 그것. 피아노와 현의 편곡이 섬세한 팝발라드다. 나이답지 않은 성숙한 목소리로 영원한 사랑에 대한 허무함을 노래한다. `사랑이 사랑을 지운다는 건 내게는 커다란 아픔…' 식의 생생한 노래말이 경험자들의 가슴을 울린다. 그윽한 음색과 감정의 완급을 조절하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사랑은 이별의 시작이다"고 힘주어 말하는 품이 예사롭지 않다 했더니 역시나다. 꿈을 버릴 수 없어 떠나보내야 했던 `그'를 생각하며 불렀단다. 조규찬과의 듀엣곡 `조금만 아프려 해요'를 비롯해 `착각' `전망 좋은 방' 등에서 이아미의 남부럽지 않은 노래실력을 확인할 수 있다.
한창 취업전쟁을 치르고 있는 친구들이 부러워할 때마다 가수가 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한단다. 그저 노래가 좋아 그속에 파묻혀 지냈던 그는 이제 자신의 음악을 들어줄 누군가가 생겼다는 사실만으로 기분이 좋다.
[김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