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트라비아타] 뜻 깊은 무대 나들이
기사입력 1998년 04월 20일 14시 32분
1948년 1월 16일. 지금은 증권회사가 들어선 서울 명동 시공관. 국내 최초의 오페라인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춘희)'가 화려한 막을 올렸다.
주역은 김자경씨. 국내 첫 프리마 돈나였다. 그가 지난 68년 창단한 김자경오페라단이 28일부터 5월 1일까지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라 트라비아타'를 다시 공연한다. (매공연 오후 7시 30분)
한국 오페라 50년과 김자경오페라단의 창단 30년을 동시에 기념하는 뜻깊은 무대. 98년을 여는 첫 오페라이기도 하다. 올해 단 한편의 오페라도 감상하지 못한 팬들에게 가뭄에 단비처럼 반가운 공연이다.
한국 오페라의 씨앗이 된 48년의 `라 트라비아타'에는 김자경 마금희씨가 비련의 여주인공 비올렛타 역을 맡아 프리마 돈나로 활약했고, 임원식씨가 고려교향악단을 지휘했다.
공연을 주최하고 번역과 남자주인공으로 출연, 1인3역을 맡았던 이인선씨는 이미 고인이 됐다.
이번 공연의 출연진도 화려하다. 개런티를 거의 받지 않은 우정 출연인 것도 이채롭다.
소프라노 박정원 신지화씨가 주역인 비올렛타, 테너 박세원 안형열씨가 알프레도역을 맡고 두 연인의 사랑을 갈라 놓는 알프레도의 아버지 제르몽역에는 바리톤 고성진 장유상씨가 나선다.
이밖에 부천시립합창단과 전미례무용단도 출연, 무대를 화려하게 꾸밀 예정. 임헌정씨가 지휘하는 부천시향이 반주를 맡는다. 연출 김효경.
`라 트라비아타'는 `길을 벗어난 타락한 여인'이라는 뜻. 프랑스 낭만주의 문학의 대가였던 알렉산드르 뒤마의 사생아 뒤마피스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을 작곡가 베르디가 1853년 오페라로 탄생시킨 작품이다.
루이 14세 시대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당시 사교계의 빛나는 무희 비올렛타와 프로방스 출신 귀족 알프레도의 비극적 사랑을 그리고 있다. 2중창 `축배의 노래', `아 그이었던가', `이 꽃에서 저 꽃으로' 등 주옥같은 아리아로 가득하다.(02)393-1244
[임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