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톱타자 고민 '첫경험'
기사입력 1998년 04월 19일 15시 40분
82년 팀 창단 이후 17년만에 처음 겪는 고민이다.
선두타자 기용 문제로 단 한차례도 골치를 썩어본 적 없는 해태가 출발부터 어려움에 빠졌다.
해태는 톱타자 기용에 관해 늘 행복했던 팀.
원년 멤버인 국내 최고의 대도（大盜） 김일권（현 현대주루코치）, 서정환（현 삼성감독, 84∼85년）에 이어 그 뒤를 86년 이순철이 대신해 톱타자 명가의 계보를 이어나갔다.
93년부터 톱타자의 간판을 짊어졌던 선수가 바로 `야구천재' 이종범（주니치）.
팀 타격과 기동력의 선두인 1번 타자 문제로 한번도 머리를 싸맬 필요가 없었던 셈이다.
그러나 98시즌들어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해태는 최근 5경기 동안 붙박이 톱타자가 없다.
장성호, 송구홍을 기용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한 형편.
장성호는 "첫타석서 살아나가야 한다는 부담이 아무래도 들게 마련"이라며 "작년 2번 타자로 나섰을 때와 다르다. 톱타자로 나서는 게 이렇게 힘든 줄 처음 알았다"고 말할 정도다.
해태는 급기야 지난 18일 현대전에선 김창희를 1번으로 내세웠으나 역시 코칭스태프의 고개를 가로 젓게 했다.
1회말 첫타석서 우중월 2루타를 때려낸 뒤 3번 최훈재의 좌익수 희생타 때 홈을 밟아 첫득점에 성공했으나 느린 발이 흠.
3회 중전안타성 타구를 때려내고도 1루를 밟는데 실패하는 등 기동성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결국 열쇠는 이적생 송구홍이 쥐고 있다.
송구홍의 방망이가 예년처럼 5월부터 상승세를 탄다면 해답은 쉽게 풀린다.
LG시절 송구홍은 4월 한달 평균 타율이 1할대로 여름에 힘을 내는 스타일.
18일 현재 2할5푼의 타율에 조금만 더 가속을 붙인다면 해태로서는 공격력의 재정비 기간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김성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