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박사 4총사 '무엇이든 다 물어보세요'
기사입력 1998년 04월 19일 15시 40분
`우리도 알고 보면 부드러운 남자예요.'
스트레스 해소와 심신 수양을 위해 시작한 취미생활이 프로의 경지에까지 이른 경륜선수들이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함영효（27）, 김병호（37）, 오성국（39）, 김승환선수（31）가 바로 그들.
선수들 사이에서 이미 `박사'로 통할 만큼 한 분야에 해박한 경지에 올라있는 이들의 공통점은 난（蘭）, 새, 돌, 개 등 한 글자로 된 대상물을 애지중지한다는 것.
함영효선수는 운동선수와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난 애호가다.
평소 활달한 성격의 그도 난 앞에만 서면 영락없는 부드러운 남자.
"난을 바라보기만 해도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 없어요."
올해로 경력 6년째.
난 전시회에 두차례 출품했고 고향인 전남 나주의 난 동호회 부회장을 맡을 정도로 열성적이다.
올해 전남 강진의 성화대 기계과에 입학, 만학도의 길을 걷고 있는 그가 자기 몸보다 더 아끼는 보물이 바로 난 60여분（盆）이다.
김병호선수는 `새박사'다.
15년전 취미삼아 시작한 새기르기가 이제는 부업 수준이 됐다.
경기도 용인의 사육장에서 기르고 있는 새는 500여마리.
앵무새, 십자매, 카나리아를 비롯, 종류가 30여종에 이른다.
그는 "새의 눈빛만 봐도 어디가 아픈지 단번에 알 수 있다"며 "카나리아의 노래소리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주장.
오성국선수는 `돌박사'로 통한다.
10여년전 한탄강에 놀러갔다가 두꺼비 모양의 수석을 발견하고는 이내 수석 수집에 빠졌다.
한때는 전국을 돌며 300점 가량의 수석을 모았으나 주위에 하나 둘 나눠 주다보니 이제 남은 것은 10여점.
가끔 시간을 내 충북 음성의 괴산강을 찾는다는 그는 "수석을 채집하는 것보다 그냥 바라 보는 것으로 만족한다"며 나름대로의 철학을 피력.
김승환선수는 `개박사'로 알려져 있다.
현재 기르는 개는 셰퍼드, 마르티스, 쉬즈 등 11마리.
지난 92년 TV에서 탤런트 노주현이 셰퍼드를 기르는 것을 보고 애견가가 됐다는 그는 체력훈련을 위해 산에 오를 때도 항상 셰퍼드 `아돌프'（3살）를 동반할 만큼 끔직한 애정을 과시한다.
[강병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