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유행] '검붉은 입술 검댕이 눈썹'
기사입력 1998년 04월 19일 15시 40분
`여자는 입술로 유혹하고, 남자는 눈썹으로 승부한다'.
신세대들의 매력포인트가 바뀌고 있다.
여성들의 입술은 검붉게, 남성들의 눈썹은 갈수록 진해진다.
인기 연예인들의 개성이 신세대들의 멋내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모델은 이소라와 송승헌.
KBS 2TV `이소라의 프로포즈'를 진행하고 있는 인기가수 이소라의 입술은 유난히 검붉고 두꺼워 보인다.
파운데이션으로 입술선을 지우고 립라이너로 새롭게 입술모양을 그린 뒤 립스틱을 진하게 바르는 화장술이다.
인기 정상의 여가수 이예린과 엄정화 역시 이같은 뇌쇄적인 입술로 남성팬들을 사로잡으면서 일반 여성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왔다.
사실 연예인들의 의상이나 분장은 무척 튄다.
그래서 일반인들에게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소라의 입술은 예외다.
더없이 야해 보이지만 막상 따라해 보면 의외로 자연스럽다는 게 경험자들의 얘기다.
여대생들 사이에 검붉은 입술이 부쩍 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화여대 보건교육과 김정란양（3년）은 "색깔이 짙어 쉽게 드러나기는 하지만 의외로 핑크색이나 주황색 계열보다는 천박하지도 야하지도 않다"면서 "친구들도 즐겨 바른다"고 말했다.
남자들의 세계에서는 MBC TV `그대 그리고 나'에서 열연 중인 송승헌의 짙은 눈썹이 인기다.
일명 `숯검댕이눈썹'.
외모에 민감한 청소년들은 남의 이목도 아랑곳 않고 눈썹화장을 해댄다. `대통령도 화장을 하고 나오는데 뭐…'하는 심뽀다.
신세대들이 그 매력덩어리를 놓칠 리 없다.
숯검댕이눈썹 화장술도 그리 어렵지 않다.
아이펜슬로 눈썹을 진하게 그려주기만 하면 된다.
아이펜슬은 3천원 정도면 제법 쓸만한 것을 고를 수 있다.
좀더 멋을 부리는 쪽은 아예 여자들이 속눈썹에 바르는 마스카라를 사용한다.
눈썹이 빳빳해지고 더 검어지기 때문이다.
마스카라 역시 7천∼8천원 정도면 된다.
서울 신촌에서 화장품가게를 하는 이진숙씨（29）는 "요즘들어 아이펜슬을 찾는 남자들이 부쩍 늘고 있다"면서 "여학생이 아이펜슬을 직접 골라 남자친구에게 선물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요사이 간단한 기초화장을 하는 남자들이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남자는 화장에 서툰 법.
따라서 눈썹화장으로 인한 해프닝도 심심찮게 일어난다.
무의식 중에 이마의 땀을 훔치다가 숯검댕이를 건드려 `화장'을 망쳐놓고 쩔쩔매는가 하면 어떤 남학생은 숯검댕이가 퍼진 줄도 모르고 거리를 활보해 웃음거리가 되기도 한다.
[최재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