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 英 타이거 풀스사 '1조원 투자제의'
기사입력 1998년 04월 17일 14시 40분
타이거 풀스가 10년간 한국의 축구 풀스게임（축구베팅） 사업권을 독점하는 대가로 제시한 1억∼4억 파운드（약 2천500억∼1조원）의 `월드컵 기금'은 상암동 주경기장을 비롯한 월드컵 경기장 6∼7개를 지을 수 있는 거액이다.
조직위원회가 추산하고 있는 경기장 신축비용은 상암동 주경기장이 약 2천억원, 지방 개최도시의 경기장이 1천400억원 내외다.
따라서 정부와 월드컵 조직위로선 국고에 한푼 손대지 않고도 번듯한 2002년 월드컵 경기장 시설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제 남은 것은 정부의 수용의지 뿐이다.
그동안 정부가 주경기장 신축 불가의 가장 큰 명분으로 `경제난'을 내세워온 점을 고려한다면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러나 월드컵 개최국으로서 2002년 월드컵 준비의 핵심인 경기장 시설을 몽땅 외국 민간기업으로부터 무료 제공받는데 따르는 `자존심' 문제와 `축구베팅'이라는 사업내용을 정부가 선뜻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더 중요한 것은 주경기장 신축 논란으로 월드컵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으로 드러난 신정부가 과연 과감성있는 결단을 내릴 것인가 하는 것이다.
풀스게임 도입을 허용하는 특별법 제정이나 현행 법률을 개정하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축구계에서는 풀스게임이 이미 축구문화의 한 장르로 정착한 유럽의 현황과 축구발전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정부가 타이거 풀스의 제안을 거부할 이유는 없다고 보고 있다.
경마와 비슷하게 축구경기의 예상 스코어를 일정한 양식에 기입해 알아맞히는 풀스게임은 1923년 영국에서 처음 도입돼 현재 매주 약 300만명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