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인터뷰] '맞힐테면 맞혀라' 빈볼에도 당당
기사입력 1998년 04월 17일 02시 36분
"안 다친게 다행이죠."
주니치 이종범은 목에 수건을 걸고, 수분을 보충해 주는 음료수를 마시며 도쿄돔을 총총히 빠져 나갔다.
팀이 접전 끝에 진 탓인지 굳은 얼굴.
더욱이 헬멧에 정통으로 공을 맞은 것은 한국에서는 있었지만 일본에서는 12경기만의 '첫 경험'이다.
그러나 이종범은 "계속 맞힌다면 맞아야죠. 한발짝도 물러설 수 없어요"라며 불타오르는 한국인의 기개를 보였다.
-맞은 부위는.
▲헬멧 왼쪽 눈두덩이 윗부분이다. 맞는 순간 골이 윙하고 울렸고 눈앞에 아무것도 안보일 정도로 아찔했다.
-정신을 차리고 맨먼저 생각한 것은.
▲시범경기에서 사구를 헬멧에 맞은 동료 야마사키처럼 피부가 찢어진게 아닌가 하고 걱정이 됐다. 얼른 살펴봤지만 아무 이상이 없어 1루로 뛰어나갔다.
-고의성을 느꼈는가.
▲잘 모르겠다. 인코스 슈트(역회전공)였는데 몸에 바짝붙인 공이 휘어져 들어와 피하기 어려웠다. 상황으로봐 퇴장을 무릅쓰고 빈볼을 던질 것 같지는 않아 화가 났지만 참았다.
-앞으로 몸쪽을 계속 공략할 텐데.
▲몸쪽 공과 사구가 무서워 뒤로 물러서면 아예 때릴 수도 없게 된다. 그럴수록 더욱 적극적인 공격으로 나가겠다. 몸쪽에 바짝 붙지 않으면 바깥쪽 공을 칠수 없게 된다. 맞힐려면 어디 계속 맞혀봐라는 자세로 더욱 공격적으로 나가겠다.
-다시 타격감각을 찾았는데.
▲지난 15일부터 감이 돌아온 듯하다. 3경기 무안타를 기록했을 때보다 타이밍과 밸런스가 안정감을 찾았다. 원정 9연전의 첫 3연전에서 팀이 1승2패에 그쳤지만 남은 경기서 4승2패를 할 수 있도록 공격을 이끌겠다.
[도쿄 = 이준성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