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청] 결혼앞두고 준비하랴 연극하랴 '이게 행복'
기사입력 1998년 04월 16일 16시 27분
`결혼하랴, 연극하랴.'
결혼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탤런트 김청(36)이 연극공연까지 겹쳐 생애 가장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오는 5월 5일 결혼식을 앞두고 15일부터 시작된 연극 `천상 시인의 노래'(극단 즐거운 사람들)의 여주인공으로 열연하고 있는 것.
우선 인륜지대사라 결혼준비에 바쁘다. 날과 예식장은 일찌감치 잡았고, 부산에 가 시댁에 인사도 드렸으며 청첩장도 찍었지만, 공연팬들과의 약속인 연극도 소홀히 할 수가 없는 것.
개막 이틀전인 지난 13일에는 아침 일찍 부산으로 내려가 신랑이 잘 아는 골프장에서 `결혼 야외촬영'을 한 후, 곧바로 비행기를 타고 서울에 올라와 대학로 연습실에서 날밤을 새웠다.
"요즘처럼 바쁜 때도 없었어요. 하지만 잠은 못자더라도 정말 행복해요."
26일까지 문예회관대극장에 오르는 `천상 시인의 노래'(극본 조광화．연출 이재상)는 김청이 95년 `아가씨와 건달들' 이래 두번째 출연하는 연극.
기인으로 알려진 고 천상병 시인을 주제로 천시인이 세상을 떠난지 `49제'되는 날을 시점으로 전개된다.
여기서 김청은 천시인의 아내인 목순옥여사 역. 49제 시점에서 저승과 이승을 오가는 천시인(강태기분), 그리고 저승사자인 가수(장두이분)와 함께 극을 이끈다. 하루에 맥주 두병으로 연명하고, 만나는 사람마다 천원씩 꾸어대는 천시인의 기행, 그리고 술과 행려병으로 죽는 줄 알고 산 사람(남편)의 유고시집을 냈던 목여사의 기막힌 사연이 2시간 단막 속에 실타래처럼 풀어진다.
김청이 이 역을 맡게된 것은 목여사와의 인연 때문. 목여사가 운영하는 인사동의 `귀천'이란 찻집에 자주 찾으며 친해진 차에 지난 3월초 극단의 김병호대표와 함께 목여사가 직접 `연극을 같이 하자'고 해 응했다고. 또 천시인을 기리는 `천상문학상 기금 마련'이라는 취지도 마음에 들었다.
[이준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