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안달훈 2단●이봉근 7단
기사입력 1998년 04월 16일 15시 19분
제2보(18∼34)＝백 18까지 우상귀 정석은 일단락. 그런데 여기서 재차 우상귀에 한수 더 들인 흑 19는 발이 느렸다. 물론 두터운 보강이며 한수의 가치는 충분한 수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으나 이런 수들은 대체로 대세에 뒤지기 십상이다.
추측컨대 흑 19는 `가'의 곳 약점을 노린 수이기도 하다. 그러나 백이 손을 뺐을 경우, 즉각 흑 `가'를 결행하지 못할 바엔 어디까지나 노림에 불과하다. 백 20이 요소의 지킴. 거꾸로 백은 발빠르게 큰 곳을 차지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흑 19로는 `나'로 걸쳐가 발빠르게 국면을 리드해 나갔어야 했다.
23까지 하변을 개척하자 갑자기 상변을 삭감해 들어간 백 24는 시기가 빨랐다. 국후 안 2단은 29까지 선수로 상변을 삭감해 그 자체로 득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인데 이 상태로 손 뺄 것이라면 삭감한 백 3점은 부담만 남긴 셈.
더구나 흑 19 완착이 지금은 공격적 수로 작용해 제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 효과는 다음보에서 나타난다.
백 30은 시급한 침입. 백으로선 상변을 보강할 새가 없다. 단, 안 2단이 백 30으로 [참고도 1] 백 1로 붙이는 침입수를 피한 이유는 이렇다. 6까지 되었을 때 백의 다음 행마가 여의치 않았다는 것. 백 A까지 벌리자니 허술하고 백 B 또한 C의 곳 약점이 노출되어 모양이 아니다.
그렇다고 [참고도 2] 백 1로 밀어 흑 2를 두어주기는 싫은 곳. 흑▲가 A에 있으면 백도 불만이 없지만 지금은▲의 간격이 좋아 백 2는 속수에 해당한다. 3까지 상변에서 터를 잡을 수는 있지만 백 1, 흑 2 교환은 프로로서 차마 두기 힘들었을 듯.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