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기] '안경끼고 사극 나올 순 없잖아'
기사입력 1998년 04월 15일 15시 57분
로버트 드 니로가 영화 `성난 황소'를 하기 위해 체중을 불렸지만, 한국의 연기자 조형기는 눈까지 고쳤다.
중견 탤런트 조형기는 MBC TV가 15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새 수목드라마 `대왕의 길'을 하기 위해 지난 8일 서울 영동의 `서울안과'에서 눈수술을 한 것으로 밝혀져 화제다.
조형기가 눈 수술을 한 이유는 단적으로 이번 드라마가 사극이기 때문. 영．정조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조선시대의 사극에 안경을 끼면 말도 안되거니와, 극중의 역할도 `홍인한'이란 `눈에 잘 띄는 악역'이라 눈수술을 했다고 한다.
"방송초에는 악역을 많이 맡아 점잖게 보이는 안경을 쓸래야 쓸 수 없었죠. 90년대 들어서는 악역 이미지가 많이 없어져 `방울이'에서도 그렇고, 안경을 많이 쓴 편입니다."
이러다보니 안경을 벗어도 콧등에 안경 자국이 나 아예 눈수술을 했다는 것. 시력 0.1이라는 조형기는 이번에 레이저 라식 수술을 받았다.
`대왕의 길'은 조형기가 88년 `조선왕조 5백년' 시리즈 `회천문' 이래 10년만에 출연하는 사극. 3회(22일 방송)부터 출연하는 조형기는 여기서 혜경궁 홍씨(홍리나)의 작은아버지 홍인한 역. 조카 사위인 사도세자가 영조의 미움을 사 죽게 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권력에 사로잡힌 악역으로 나온다.
지금껏 사극에 나와도 짚신 신고 `광목쪼가리'만 입었다는 조형기는 "이번 드라마에서 악역이지만, 처음으로 도포자락을 걸치게 돼 기쁘다"며 의욕에 넘쳐 있다.
[이준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