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현대전] 김경기 '내가 구멍이라니…'
기사입력 1998년 04월 15일 15시 22분
지난 주말 개막전을 앞두고 잠실구장 LG 라커룸에 나붙은 맞상대 현대 공략법의 한가지.
`3루쪽에 강한 타구를 굴리면 안타가 되거나 실책을 유도할 확률이 높다.'
유니콘스 내야의 구멍에 관한 얘기다.
올시즌 우승후보 1순위팀을 웃기고 울릴수 있는 인물.
현대 `핫맨' 김경기（30）가 머쓱해진다.
그러나 두차례 맞대결서 결과는 전혀 LG가 예상한 바와 달랐다.
김경기는 잠실 LG와의 11일 개막전서 두차례나 총알같은 안타성 타구를 땅볼 처리한데 이어 지난 13일 경기서도 4회 안재만의 좌익선상 2루타성 타구를 점프해 잡아냈다.
구멍은 커녕 오히려 2경기를 통틀어 가장 돋보이는 수비수였다.
공격에서는 `기대한 대로'였다.
2게임서 8타수4안타, 현대 베스트 라인업 중 가장 좋은 성적이다.
수비에서와 달리 공격에서 김경기의 이름은 현대 타선의 강점이다.
클린업트리오의 뒤를 떠받치는 든든한 6번타자.
4번타자 못지 않은 그의 파워가 6번에 주저 앉았으니 현대의 중심타선은 클린업트리오를 보내고도 한숨을 돌릴수 없이 두툼하다.
김경기는 믿었던 타격은 물론, 걱정스럽던 수비서도 상쾌하게 시즌을 출발했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현대의 `역시나 구멍'으로 찍힐수 없다는 오기가 한층 열성적인 수비자세에 물씬 배어나온다.
김경기는 3년째 팀 주장을 장기집권 중이다.
올시즌의 관심과 목표는 온통 팀 우승.
"올해는 팀 분위기도 확실히 다르고 내 각오도 다르다"고 큰소리다.
[인천=이승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