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ML메시지] 98시즌 멋진경기 펼치겠다
기사입력 1998년 04월 15일 14시 49분
힘든 때가 오히려 좋은 계기와 기회를 가져다 준다고 굳게 믿는다.
98시즌의 시작은 여러가지로 힘들게 이어지고 있다.
스프링 트레이닝때까지 컨디션이 너무 좋았는데 세인트루이스에서의 첫 등판은 생각대로 풀리지가 않았다.
홈 개막전에서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허리가 아파 중간에 물러나야 했고 3번째 게임도 난조였다.
나는 힘들게 첫 3게임을 치르면서 한국 생각을 많이 했다.
외국에 나가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지만 나 역시 미국에 살면서 조국에 대한 애정이 더욱 강해지고, 미국의 발전된 모습들에 질투를 내고, 우리 나라의 좋은 점을 보면 자부심을 느끼며 살고 있다.
요즘 IMF 때문에 고생을 하는 조국의 많은 분들 생각이 절로 들었다.
경제가 그렇게 어려워지고,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게된 것은 너무 안타까운 일이지만 다시 살아나기 위해 모두 다짐하고 노력하는 길만이 최선일 것이다.
우리 조상님들도 난관에 처했을 때마다 일치 단결해 조국을 지켜 오셨다.
모든 사람들이 아주 작은 일일지라도 조국을 위해 무엇인가 하고 있다는 생각.
자기가 하는 일이 잘되면 자기 발전이지만 결국 그것들이 모여서 온 국민의 힘이 되어 같이 고생하고, 같이 발전하고, 같이 기뻐하는 그런 기분 좋은 날들이 다시 찾아오지 않을까.
나 역시 야구를 잘해서 작은 기쁨이나마 드리는 것이 IMF에서 고생하는 국민들께 내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 경기를 보고 잠시라도 즐거운 시간, 행복한 순간을 전해드릴 수 있다면 더 큰 기쁨은 없을 것이다.
이제 허리 통증도 거의 사라졌고, 몸 컨디션도 80％ 이상 회복돼 곧 정상을 찾을 것이다.
18일에는 시카고 커브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로 나선다.
고국의 팬들에게 반드시 시원하게 던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쉽지 않았던 첫 3게임을 거울삼아 앞으로는 더욱 정신 자세를 가다듬고 힘든 조국의 국민들께 기쁨을 드릴 수 있는 98시즌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박찬호 인터넷 주소 `www.chanhopark61.com'
[15일 아침 덴버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