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근] 백혈병 어린이 돕기 1도루 3만원 '선뜻'
기사입력 1998년 04월 15일 14시 49분
OB `쌕쌕이' 정수근（21）이 `엔진 달린 천사'로 나선다.
도루 1개를 성공할 때마다 백혈병 어린이를 위해 3만원씩을 기증하기로 한 것.
올시즌 도루왕, 3할타자 보다 `꼭 하고 싶었던 일'을 실천하는 셈이다.
"프로생활을 하면서 가슴 깊이 새겨둔 작은 꿈입니다. 오히려 늦은 감이 있어 쑥스럽네요."
정수근의 올시즌 목표는 도루 70개.
이젠 그 뜀박질 하나하나가 의미를 갖는다.
"좋은 일하면 발걸음도 가볍잖아요. 하늘이 도와주면 도루도 더 많이 하지 않겠어요?"
은회색 귀고리를 달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신세대 정수근.
하지만 불필요한 낭비는 싫다며 "집이 코앞인데 자가용이 무슨 필요가 있느냐"는 알뜰 청년이다.
"요즘 너도 나도 많이 어렵잖아요. 다른 선수들도 좋은 일에 동참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쌍방울 조규제가 불우 아동을 위해 1세이브에 5만원을, 롯데 주형광이 삼진 1개에 1만원을 소아암 어린이를 위해 기증하기로 한 후, 그 선행에 정수근이 사랑의 불씨를 보탰다.
`야구에서 느끼는 보람'.
진정한 정답을 찾아가는 프로 3년차 정수근.
땀을 많이 흘려야 더 도울 수 있다며 스파이크 끈을 질끈 동여매는 `아름다운 청년'.
정수근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백혈병 어린이 후원회측에 사랑의 도루 성금을 전달한다.
[서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