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산순례] (5)소요산 -여기가 바로 소금강
기사입력 1998년 04월 15일 14시 49분
봄비가 제법 내린 뒤끝이어선지, 경기도 동두천 소요산(535m)은 폭포와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문자 그대로 소금강이었다.
원효폭포를 지나 자재암을 들머리로 시작된 산행. 낮지만 골짜기가 넓고 깊어 폭포 물줄기가 힘차다.
멀리서는 육산처럼 보였으나 막상 다가서자 뜻밖에 바위투성이의 악산이었다.
하백운대를 거쳐 중백운대(500m)까지 안전 난간이 설치된 바윗길은 가파르지만, 경원선 열차의 기적 소리를 들으며 바위 벼랑마다 피어난 진달래를 보며 걷자면 힘든 줄 모른다.
소요산 진달래는 `헌화가'에 등장하는 그것처럼 100% 바위벽에 붙어 자라고 있는데 색깔이 `보통 진달래'보다 짙어 인상적이다.
산행의 절정은 포천군과 동두천시의 경계선인 상백운대(530m) 능선을 지나 나한대에 이르는 이른바 `칼바위' 능선. 바위 모서리가 칼날같은 나이프릿지다.
소요산 최고봉인 의상대(535m)를 거쳐 공주봉(526m)을 돌아 내려오면 소요산 종주를 끝낸 셈.
구절터를 지나는 하산길은 설악산 등 큰산에서나 볼 수 있는 너덜지대가 펼쳐진 가운데 굴참나무와 야생화, 개울이 잘 꾸며진 정원처럼 절묘하게 어울려 있다.
동행한 김철균씨(경기 연천군．32)는 "소요산은 보름 밤 폭포 위로 떠오른 달을 보며 걷는 야간산행이 더욱 환상적"이라고 자랑했다.
▲산행안내
능선상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 마다 자재암으로 내려가는 계곡길이 있어 스케줄 조정은 쉬운 편. 중백운대∼공주봉까지 풀코스를 도는데는 3시간쯤 걸린다.
중백운대와 상백운대 중간 지점에 신북온천쪽으로 빠지는 샛길이 있다. 온천까지 3시간쯤 걸리는 이 길은 수풀이 우거져 방향을 잃기 십상이지만 승용차없이 온 경우 온천으로 걸어서 직행할 수 있어 요즘 부쩍 인기를 끈다.
소요산길은 돌덩이가 많아 자칫 낙석사고를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주의할 것.
소요산국민관광지 입장료 1천300원(학생 800원, 어린이 400원) 주차료 1천원(소형).
▲가는 길
서울 수유리에서 소요산 입구까지 요금 1천원의 136번, 139번 좌석버스가 다닌다. 직행버스는 2천600원.
기차를 타려면 의정부역까지 전철로 간 뒤 의정부발 신탄리행 경원선을 타고 소요산역에 내리면 된다. 요금 1천원. 소요산역에서 의정부역행 막차는 22시 41분.
▲즐길거리
소요산 입구에서 중탄산 나트륨온천인 신북온천(0357－535－6700)까지는 승용차로 20분. 목욕료는 5천원(어른)이다. 소요산쪽으로 나오는 길에 `한국에서 두번째'라는 겸손(?)한 간판을 내건 양평해장국집(0355－835－0882)이 가볼만 하다.
1인분에 4천원인 이 해장국은 뚝배기에 펄펄 끓여 나오는 점이 특징.
선지와 천엽이 많이 들어있어 산행 후 허기를 달래는데 안성맞춤이고 반찬으로 나오는 오이지와 삭힌 고추가 일품이다.
[동두천=송철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