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월드컵] 주경기장 선정 문제 '갈팡질팡'
기사입력 1998년 04월 15일 02시 02분
2002년 월드컵 주경기장 선정을 둘러싸고 정부와 조직위원회가 갈팡질팡하고 있다.
지난 8일 관계장관회의에서 서울 상암동 주경기장 신축을 백지화하고 인천 문학경기장을 월드컵 주경기장으로 사실상 확정했던 정부가 13일 실사 후엔 이미 포기했던 잠실 종합운동장 개보수로 방향을 180도 선회했다.
또 당초 잠실운동장 개보수 비용을 935억원으로 발표했던 서울시가 인천과의 주경기장 유치경쟁에 뛰어들면서 액수를 385억원으로 터무니없이 낮게 발표하는 등 실현성이 의문시되고 있다.
14일 문화관광부가 실사위원 11명의 개별 의견서를 접수한 결과는 정부가 얼마나 월드컵 주경기장 문제를 졸속 처리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난 13일 문학경기장을 조사한 실사위원들은 1∼2명을 제외하곤 모두 고개를 저었다.
경기장이 고속도로에서 40분 이상 떨어져 있는데다 인근에 숙박시설도 전무하다시피 해 도저히 주경기장이 들어설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결국 정부는 아무런 사전조사도 없이 주경기장을 기정사실화한 셈이다.
서울시가 문학경기장에 대응해 뒤늦게 발표한 잠실 종합운동장 개보수 비용 385억원도 터무니 없는 액수라는게 전문가들의 견해.
조직위는 특히 월드컵 개최도시 선정과정에서 서울시가 개보수비용을 935억원으로 발표해놓고도 똑같은 내용에 대해 550억원을 삭감한데 대해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이다.
더욱이 서울시가 당초 발표한 935억원에는 가장 중요한 지붕설치비용은 포함돼 있지도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밖에 관중석과 그라운드의 높이를 2.5m 이상 유지해야 하는 FIFA 요구사항과 관련해 조직위는 프랑스 생드니 주경기장의 예를 들어 `펜스 설치도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정몽준 축구협회장은 "펜스설치는 FIFA에서 논란이 돼 금지가 된 사안"이라고 반박하는 등 축구계조차 삐걱거리고 있다.
월드컵 조직위원회는 16일 집행위원회를 열어 실사결과를 토대로 주경기장을 최종 확정한 뒤, 17일 문화관광부의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이를 밝힐 예정이다.
[김동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