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LG '실리' - 이상훈 '명분' 선택
기사입력 1998년 04월 15일 02시 02분
LG와 이상훈이 모두 `실리와 명분'을 선택했다.
LG는 이상훈의 미국행이 불발에 그친뒤 자매구단 주니치의 배려로 임대료 2억엔의 실리를 챙겼다.
당초 보스턴과 합의했던 이적료 250만달러(약 32억5천만원)에는 밑돌지만 IMF한파로 재정 압박이 심각한 구단 경영에 숨통이 트이게 된다.
이밖에 `팀공헌도가 높은 선수는 해외진출을 허용한다'는 구단 방침을 끝까지 실천했다는 명분을 세웠다.
이상훈 역시 마찬가지.
일본 무대에 데뷔하자마자 계약금과 연봉으로 첫해 1억3천만엔(약 13억원)을 벌게 됐고, 2년뒤엔 완전한 자유계약선수로서 다시한번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하게 됐다.
주니치와 LG가 극적인 합의점을 찾은 것은 90년 창단 때부터 쌓았던 친분 때문.
지난 95년 12월 선동열을 놓고 요미우리와 경쟁할 때는 LG 구본무구단주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영입에 성공하는 등 `신세'를 졌던 만큼 이번에는 곤경에 빠진 LG를 도와줬다.
또 올시즌 우승을 노리는 주니치로선 지난해 어깨 부상으로 부진했고 올해도 후유증에 시달리는 왼손 에이스 이마나카를 대신할 왼손 선발요원이 절실해 이상훈 영입에 적극성을 보였던 것.
한편 지난 93년부터 95년까지 LG에서 활약한 이상훈은 조건부 자유계약선수로서의 신분을 얻어내 조만간 국내에도 FA제도가 마련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이창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