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타 최] 애절한 음색 모국 '공수'
기사입력 1998년 04월 14일 15시 10분
한국계 3세로 빅토르 최의 뒤를 잇는 러시아의 스타급 여가수 아니타 최(27)의 노래들을 국내팬들도 접할 수 있게 됐다. 그녀의 데뷔 앨범이 최근 국내에서 라이선스으로 출반된 것.
아니타 최는 지난해 포크 록 스타일의 자작곡 `비행'으로 데뷔해 6개월만에 음반판매 3위를 기록하며 러시아 대중음악계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인물. 그녀의 데뷔곡 `비행'은 러시아 젊은이들의 우상이었던 영화배우겸 록 가수 빅토르 최를 추모하는 내용의 가사에 그녀의 애절한 창법과 애조띤 음색으로 러시아인들을 매료시켰다.
`비행'으로 점차 팬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아니타 최는 이어서 역시 자작곡인 `마마'로 인기를 끌었다. 직장에 나가는 엄마와 헤어져야 하는 아이들의 외로움과 슬픔이 내용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러시아인들의 애환을 잘 그렸다는 평을 들었다.
한국계 3세인 그녀의 남편 세르게이 최(40) 역시 아내 못지 않게 유명한 인사. 러시아 차기 대통령 후보로 꼽히는 유리 루시코프 모스크바시장의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세르게이 최는 지난 달 돌연 정계은퇴를 선언해 러시아인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아내와 함께 결성한 그룹에서 리드 기타리스트로 활동하기 위해 정계를 떠난 것.
모스크바 태생의 아니타 최는 원래 오페라 가수 지망생. 그러나 소수민족 출신이라는 자신의 신분 때문에 오페라 가수의 꿈을 포기했다. 지난해 러시아의 유명 여가수 푸가쵸브가 소유즈레코드사에 추천, 대중가요 가수로 데뷔해 대성공을 거두기에 이르렀다.
아니타 최의 음반을 라이선스로 출반한 부곡무역의 박봉배 사장은 앞으로 그녀를 서울로 초청, 내한공연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아니타 최가 러시아 록 뮤직계의 영웅이 된 빅토르 최처럼 러시아 가요계의 큰 별이 될 것인 지 두고 볼 일이다.
[석광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