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국산 경주마 첫 경매 열린다
기사입력 1998년 04월 14일 15시 01분
국산 경주마에 대한 첫 경매가 16, 17일 제주도 북제주군 조천읍 교래리 경주마 육성목장에서 열린다.
국산마는 지금까지 마사회가 1천250만원선에 일괄 매입해 마주들에게 추첨으로 배정했으나 이번 경매를 계기로 마주들은 마음에 드는 말을 골라 살 수 있게 됐다.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 주관으로 열리는 이번 경매에는 마사회 소유 80마리와 민영목장 소유 13마리 등 모두 93마리의 예비 경주마가 나서며 마주 140여명이 이를 놓고 입찰경쟁을 벌인다.
경매는 예비경주마들이 20m 직선구간을 평보와 속보로 왕복한 뒤 한마리씩 순서대로 입장, 혈통과 부모의 경주전적 등 마적사항이 소개되면서 시작되는데 최초 입찰가는 650만원이다.
이번 경매는 제주육성목장에서 갖는 경매장면이 과천경마장의 대형 전광판으로 생중계돼 과천에서도 이를 보고 응찰할 수 있다는 점이 이채롭다.
또 예비경주마에 대한 낙찰 상한가를 정한다는 점도 이색적이다.
마주들간의 과잉경쟁에 따른 말값 폭등을 막기 위해 상한가를 정하는데 입찰에서 상한가에 도달할 경우 경매를 중단하고 최후 응찰자들을 상대로 추첨, 낙찰자를 정하는 것이다.
경주마생산자협회는 상한가를 사전에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나 최고 2천만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매를 계기로 국산마에 대한 거래는 완전 자유화돼 마주들은 경매를 거치지 않고 민영목장의 예비경주마를 직접 매입할 수도 있게 됐다.
외국에서도 예비 경주마 거래는 경매를 통하거나 마주와 목장간의 직거래로 이뤄지고 있다.
마주협회 권동섭 부회장은 "국산마 자유거래 시대가 열림으로써 외국처럼 경마의 근간（根幹）인 생산경쟁과 매입경쟁 체제를 갖추게 됐다"며 "이에 따라 경주마 생산이 활발해져 축산농가 소득이 증대되고 경마의 인식이 새로워지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규승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