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항조] 'IMF가 날 구했어요'
기사입력 1998년 04월 14일 14시 44분
IMF가 더없이 고마운 가수가 있다.
성인가요 `남자라는 이유로'로 갑자기 바빠진 조항조(41).
지난해 여름 `생의 마지막 앨범'이라는 비장한 각오로 발표한 3집이었다. 그냥 묻히는 듯 하던 음반이 IMF 한파가 닥치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타이틀곡 `남자라는 이유로' 때문이었다.
고개숙인 아버지들의 가슴속 응어리를 친근한 성인가요 멜로디에 실은 이 곡은 시대상황과 맞아떨어지며 인기에 속도를 붙였다. 라디오 전파 뿐 아니라 아이들 스타의 전유물인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까지 연속 출연 기록을 세웠을 정도다.
`언제 한번 그런날 올까요 가슴을 열고 소리내어 울어 볼 날이 남자라는 이유로 묻어 두고 지낸 그 세월이 너무 길어요….' 중년남성 뿐 아니라 여성팬의 귀를 끌어당기는 대목이다.
독특한 미성으로 성인가요의 맛을 제대로 내는 조항조는 79년 그룹 `서기 1999년'으로 활동을 시작한 로커 출신. 지난 90년 미국에서 귀국하며 성인가요로 전향했다. 근 6년만에 발표한 `남자라는 이유로' 히트로 가슴을 펼 수 있게 됐다는 그는 "인생의 애환이 담긴 노래를 꾸준히 부르고 싶다"고 말한다.
[김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