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용-정몽준] 한 학교서 '강의 대결'
기사입력 1998년 04월 13일 14시 46분
한국 스포츠계의 두 거물이 나란히 대학강단에 선다.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부위원장 겸 대한체육회장과 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부회장 겸 대한축구협회장이 이번 학기부터 경희대 체육과학대학원 객원교수로 초빙된 것.
두 회장이 동시에 같은 대학원, 그것도 일회용 특강이 아닌 객원교수로 강단에 서게 된 것은 이례적인 일임에 틀림없다.
경희대는 객원교수 임명이 늦어져 이번 학기에는 김운용－정몽준 회장의 스케줄에 따라 체육과학대학원 세미나실에서 한달에 1∼2차례 정도 강의를 열지만 다음학기부터는 강의시간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진호 경희대 체육과학대학원장은 "이번 강좌는 대학원생들에게 국제스포츠외교의 중요성과 노하우를 일깨우게 해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다른 대학원생들도 청강할 수 있도록 개방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오는 21일 오후 7시 첫 강의를 갖는 김운용회장은 `21세기와 한국스포츠'란 주제를 통해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모두 치른 국가로서 2000년대를 겨냥한 새로운 체육청사진을 밝히고 한국스포츠계가 나가야 할 길을 제시할 예정이다.
미국 웨스턴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메리빌대학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받은 김회장은 세계태권도연맹 총재직을 역임하면서 태권도의 위상을 올림픽 종목으로까지 끌어올린 주인공이다.
이에비해 정몽준 회장은 2002년 월드컵축구 유치 등 뛰어난 스포츠외교 활동으로 국제축구계 뿐만아니라 미국 타임스지 선정 차세대 아시아의 지도자로 주목받고 있으며 현재 국회 통일외무위원회 소속으로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는 3선 의원이다.
정몽준 회장은 이번 강의에서 2002년 월드컵축구 유치 비화 등 한국축구 외교의 생생한 증언을 들려줄 예정이다.
한국 스포츠계를 이끌어 가는 두 거물이 한 학교에 서게 되자 벌써부터 체육계에서는 `IOC와 FIFA의 한판승부'로 비화시키며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이기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