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김동주-우즈 '국경넘는 우의'
기사입력 1998년 04월 13일 14시 46분
★…지난 주말 OB 김동주（22）의 광주 숙소에 전화를 걸면 들려오는 "여보세용∼, 네엥∼"하는 섹시한 여인의 목소리.
처음 통화를 하는 열명가운데 아홉은 화들짝 놀랄 수 밖에.
"아니 이 밤중에 여자랑 같이 있다니…."
머뭇거리다 전화 좀 바꿔 달라고 부탁을 하면 "동주 없다앙∼"을 몇번 반복하다 킬킬거린다.
가녀린 콧소리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타이론 우즈（28）.
팀내 쌍벽을 이루는 슬러거로 주목을 받았던 두 사람은 어느새 한방을 쓸 정도로 단짝이 됐다.
홈런왕 다툼을 벌인다느니, 4번 자리싸움을 할 거라는 등 남들은 묘하게 경쟁심을 부추기지만 이들에겐 관심 밖.
전자오락 삼매경으로 우의를 다지고, 경기가 끝나면 그날 상황을 꼬박꼬박 챙겨주는 정겨운 사이가 됐다.
의사소통도 별 문제가 아니란다.
인상이 험악한 우즈는 김동주에게 영어를 가르칠 때만은 더없이 그윽한 눈길이다.
김동주도 우즈에게 차근차근 우리 것을 가르친다.
첫번째 수업은 전화받는 예절.
친절하라는 의미에서 콧소리를 넣었더니 그걸 그대로 따라한다고.
덩치는 산만한 두 거구지만 `국경을 뛰어넘는 우정'은 봄볕처럼 따사롭기만 하다.
[서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