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마스터스] '오미라' 무관설움 날린6m퍼팅
기사입력 1998년 04월 13일 14시 46분
【오거스타（미국 조지아주）＝외신 종합】남은 거리는 6.1m, 내리막에 왼쪽으로 굽은 훅라이.
퍼터로 볼을 살짝 때린 마크 오미라（42．미국）는 온몸을 고정시킨 채 굴러가는 볼만 쳐다보고 있었다.
홀컵을 기준으로 약간 오른쪽으로 굴러가던 볼은 그린의 경사도를 타고 다시 안으로 흐르더니 홀컵 왼쪽 끝으로 `쏙' 빨려들어갔다.
무표정한 오미라는 두손을 힘껏 치켜들고는 캐디 제리 히겐보뎀과 뜨거운 포옹을 했다.
17, 18번홀 연속버디로 마스터스에서나 볼 수 있는 극적인 역전극을 펼쳐낸 오미라는 너무나 극적이어선지, 아니면 메이저대회 `무관의 한'이 북받쳐 올라서인지 이미 눈물이 말라 있었다.
13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
커플스로 점찍었던 오거스타의 신（神）은 마지막 순간에 마음을 `대머리 아저씨'에게로 돌렸다.
최종 라운드에서만 오미라는 5언더파（67타）를 쳤고, 4라운드 합계 스코어는 9언더파（279타）.
메이저대회 57회 출전만에 첫 우승, 같은 동네（플로리다주 올랜드 인근）에 사는 타이거 우즈로부터 그린 재킷을 받은 오미라는 마스터스 역대 최다의 우승상금인 72만달러（약 10억원）를 받았다.
전날까지 4언더파를 기록해 공동 2위를 달리던 오미라는 이날 2, 3, 4번홀서 `줄버디'를 잡은 뒤 10번홀서 보기를 범해 주춤했으나 15번 파5홀서의 버디에 이어 17, 18번홀 연속버디로 역전드라마를 연출했다.
전날까지 단독선두였던 프레드 커플스（미국）는 3라운드서 이글을 잡았던 13번홀（파5）에서 티샷이 왼쪽 숲에 떨어진데다 3번째 샷마저도 그린 앞 워터해저드에 빠져 더블보기를 기록하는 바람에 흔들렸고, 15번홀서 멋진 이글로 다시 공동선두에 오르기도 했으나 오미라의 버디퍼팅에는 방법이 없었다.
커플스는 이날 2언더파（70타）를 기록, 합계 8언더파（280타）로 이날만 5언더파（67타）를 몰아치며 역전극을 노렸던 데이비드 듀발（미국）과 함께 준우승에 그쳤다.
마스터스 6회우승을 자랑하는 `골프황제' 잭 니클로스（58．미국）는 마지막라운드서 4언더파（68타）를 기록하며 합계 5언더파（283타）로 데이비드 톰스（미국）와 함께 공동 6위에 랭크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에 이어 2연패를 노리던 타이거 우즈（미국）는 합계 3언더파（285타）로 유럽랭킹 1위인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 지난해 브리티시오픈 챔피언 저스틴 레너드（미국） 등과 함께 공동 8위를 마크했다.
[이사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