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이세돌 2단●최명훈 6단
기사입력 1998년 04월 13일 13시 54분
제12보(162∼197)＝전보에서 좌상귀를 흑에 크게 내줘서는 백의 비세라 했다. 그런데 귀중한 선수를 잡은 백이 찾아간 곳은 62의 곳. 물론 큰 곳이다. 거꾸로 흑이 두는 것과 비교하면 가히 반상최대의 곳이라해도 과언이 아닌 곳.
문제는 이렇듯 끝내기 승부로 이끌어 백이 이길 수 있는 국면이냐는 것. 대답은 `노(NO)'다.
그렇다면 백으로선 뭔가 `승부수'를 던졌어야 했다는 얘긴데 그것이 [참고도 1] 백 1, 3이다. 이 초단이 이 수단을 간과하고 있었는지, 아니면 미처 발견하지 못했는 지는 알 수 없지만 의외로 통렬한 승부수였고 이렇듯 승부로 나가지 않으면 안될 국면이었던 것.
다음 흑 A면 백 B로 무조건 패다. 팻감은 중앙과 좌하 일대에 무궁무진한 백이다. 그렇다고 흑이 C에 그냥 이어도 백 D∼H까지 되면 어차피 흑 A, 백 B의 패는 피할 수가 없게 된다. 이 수단이 최후의 승부수였고 이랬으면 국면은 또다시 알 수 없는 미궁으로 빠져들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백 62는 형세판단에 문제가 있었으며 결국 패착으로 지목된 수. 흑 63 역끝내기가 회심의 일착으로 "이겼습니다"를 선언하는 듯한 수. 백 64, 66도 수읽기 착오. 흑 77의 수단을 간과 했다.
93까지 순식간에 바꿔치기가 이뤄졌는데, 여기서 그나마 미세했던 형세가 확실히 흑 우세로 굳어지고 말았다. 백의 최선은 [참고도 2] 백 1, 3을 확실히 선수해 두고 7까지. 어차피 백이 미세하나마 지는 형세이긴 하지만…. 이후의 수순은 총보로 미룬다. 84, 87＝△ 85＝80의 자리.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