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논바닥 축구'서 경기력 향상 바랄수 있는가
기사입력 1998년 04월 13일 03시 09분
`논바닥 축구.'
지난 83년 출범한 한국 프로축구의 후진성이 또 한번 드러났다.
12일 창원에서 벌어진 LG_현대의 98아디다스코리아컵 경기.
새벽부터 내린 비가 경기 직전에는 폭우로 변해 그라운드는 모심기 직전의 논바닥과 같았다.
당연히 경기를 생각할 수 없는 상황.
그러나 경기 여부 결정권이 있는 심판과 감독관의 직무 유기속에 양팀 감독도 전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평소 경기력이 떨어지기만 하면 습관처럼 구장을 탓하던 감독들이 꿀먹은 벙어리 행세를 한 것.
당연히 논바닥 축구에서는 한심한 장면들이 거듭 연출됐다.
전반 23분 LG 김학철이 10여m 이상 튕겨나가 육상 트랙에서 겨우 정지했고, 1분 뒤엔 LG 김기남이 터치 라인밖으로 내동댕이 처졌다.
또 현대 장철민은 LG 정종선이 강하게 걷어낸 볼에 낭심을 맞고 주저앉았다.
GK들이 바쁘게 움직인 양쪽 골지역은 아예 흙탕물이 흐르는 도랑이 형성됐다.
월드컵 본선에 4회 연속 진출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축구인들.
과연 그들은 경기력의 의미를 아는가, 모르는가.
경기 후 창원구장에는 한국 축구의 슬픈 현실을 통탄하듯 폭우가 세차게 내렸다.
[창원＝김동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