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日투수 텃세냐 과잉견제냐'
기사입력 1998년 04월 13일 03시 09분
`텃세'의 전주곡인가, 평범한 `견제'인가.
일본 프로야구의 떠오르는 스타 주니치 `폭풍' 이종범(28)에 대한 일본 투수들의 빈볼 시비가 한－일 야구팬들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종범은 12일 나고야돔 야쿠르트전서 왼쪽 팔에 보호대를 하고 출전했다.
팔꿈치 위로 꼼꼼히 프로텍터를 댔고 팔꿈치 아래는 단단하게 붕대로 동여맸다.
전날 두차례 사구를 맞은 이종범이 상대 투수들의 위협구를 걱정한 결과.
이종범은 시즌 초반 센트럴리그의 가장 무서운 타자다.
12일까지 타율은 3할2푼3리, 출루율 5할.
상대 벤치와 배터리는 벌써 11개의 4사구를 내줬다.
지난 11일 나고야돔 야쿠르트전서 이종범은 상대 포수 후루타가 번번이 바짝 붙은 몸쪽 공으로 승부하는 바람에 2개의 사구를 맞았다.
8회 왼쪽 팔꿈치에 두번째 사구를 맞을 때는 주니치 호시노감독이 덕아웃에서 뛰쳐 나오기도 했다.
이종범은 "딱히 빈볼이라고 의심하진 않는다"며 담담하다.
"몇차례 공을 맞더라도 위축되지 않고 적극적으로 뛰겠다"며 오히려 더욱 각오를 다진다.
호시노감독은 "빈볼이라기 보다는 두려운 타자에 대한 경계"라고 말해 일단 이종범에 쏟아지는 견제를 빈볼시비로 비화시킬 의사는 비추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종범은 12일 경기서 보호대를 하고 출전해 어쩔 수 없는 `제몸 지키기'에 들어갔고 둔해진 스윙 탓인지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이종범의 무서운 상승세를 시샘한 일본 투수들의 `길들이기' 여부를 의심하는 국내 야구인들의 걱정이 늘어간다.
그러나 일본 전문가들은 "바깥공에 빠르게 적응한 이종범에게 이번에는 줄기차게 몸쪽 공을 쑤셔 약점을 파헤치려는 일본 특유의 `현미경 야구' 수법"으로 분석하고 있다.
[나고야＝이준성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