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괴물이 나타났다' 日투수들 '벌벌'
기사입력 1998년 04월 12일 15시 53분
"무서운 녀석이 나타났다！"
일본 프로야구가 사시나무 떨듯 벌벌 떨고 있다.
주니치 `폭풍' 이종범（28）이 센트럴리그 5개팀을 온통 공포 분위기로 몰아넣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4연승, 요미우리와 공동 수위인 `강룡' 주니치 타선의 핵탄두로서 제1의 경계대상이다.
방망이가 무섭고, 눈이 매섭고, 다리도 두렵고….
무엇하나 안 무서운 게 없다.
11일까지 3할7푼으로 타격 8위（27타수 10안타）, 도루（4개）와 출루율（5할5푼3리）은 각각 1위이다.
상대 벤치와 배터리의 `이종범 공포증'을 기록으로 확실히 증명해 주는게 있다.
바로 4사구.
이종범은 11일까지 4구 9개와 사구 2개를 얻어 요미우리 마쓰이（4구 10개, 사구 1개）와 함께 센트럴리그 최다 4사구를 기록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고의 4구가 2개다.
지난 9일 나고야돔 한신전때 4-0으로 앞선 6회말 2사 2루서 승부를 회피했다.
또 10일 나고야돔 야쿠르트전 연장 11회말 2사 2루서도 걸렸다.
고의 4구가 아닌 일반적인 상황에서의 4구도 좋은 공을 주지 않으려고 요리조리 코너워크를 하다보니 나온 결과다.
이종범의 `컴퓨터 선구안'이 유인구를 모두 잡아낸 것.
11일 나고야돔 야쿠르트전서 2개 얻은 사구도 포수 후루타가 바짝 붙은 내각 공으로 이종범의 방망이를 봉쇄하려다가 그렇게 됐다.
내보내 놓고 보면 또 도루가 무서워 항상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으니 이종범은 상대 벤치와 배터리에게 `애물단지'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무서운 괴물의 약점을 알아내기 위해 세밀히 분석하는 게 `현미경' 일본야구의 특징이다.
그래서 이종범은 일본 프로야구에서 뛸 10년 동안 `언제나 무서워∼'가 되기 위해 장점을 살리고 약점을 극복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나고야=이준성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