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 ○이세돌 2단●최명훈 6단
기사입력 1998년 04월 12일 15시 53분
제11보(140∼162)＝96년 `명인전' 도전자로 나서 이창호 9단과 박빙의 승부를 벌이며 바둑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 주었던 최 6단은 그것이 기폭제가 되어 그후 놀라운 성장을 거듭한다.
자신감을 얻은 최 6단은 그해 초대 `LG배'에서 세계4강에 올랐고 97년 들어 `기성전', `테크론배'에서 도전권을 따내 국내 4인자의 자리매김을 확실히 했으며 2년연속 `LG배'에서 세계4강에 오르는 등 국제무대에서도 그의 주가를 드높였다.
올 들어서는 또 다시 `동양증권배'에서 4강에 올라 2년새 세번이나 `세계4강'에 드는 활약상을 펼쳐 보였다. 이젠 국내 주최 세계기전뿐만 아니라 타국에서 개최하는 세계기전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둬야 진정한 세계 톱클래스로 평가를 받을 수 있는데 2년연속 한국대표로 출전한 이번 `후지츠배'가 그 시험무대가 될 것이다.
백 40은 손따라 둔 실착이라고 전보에서 언급했다. 흑 41에 백은 42．44를 생략할 수 없다. `가'의 건너붙임에 대비하며 끝내기도 겸한 효과적 대응이지만 무엇보다 후수를 잡아 흑에 45의 곳을 선착당한 것이 컸다.
따라서 백 40으로는 그냥 `나'로 잡고 흑 40이 불가피할 때 45의 곳을 지켰으면 여전히 백 우세의 국면이라고 역시 전보에서 언급했다.
흑 45의 진가는 이후의 진행에서 여실히 나타난다. 61까지 결과를 보자. 백이 45에 지켰으면 20여집은 족히 확보할 수 있었던 좌상 일대가 거꾸로 흑이 10여집을 챙기며 알뜰히 살았다. 안팎으로 30집이 넘는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어서는 대번에 흑 우세로 돌아선 국면. 수순 중 백 48로 [참고도] 백 1로 막아 욕심을 내는 것은 흑 2∼14까지 알기 쉽게 백이 걸려든다. 또한 백 52는 60까지 확실한 선수를 뽑으려는 의도였으나 헤펐다.
55에 이단젖히는 것이 득. 그런데 귀중한 선수를 뽑은 백이….
[해설．김재구 8단]
